野 "김혜경 압수수색 130번" 알고보니 '0번'?…與 "사실 왜곡해 여론 호도"
입력 2024.10.25 00:00
수정 2024.10.25 08:48
혁신당 박은정, 국감서 '김여사 압색 0번' 지적하며
"김혜경은 130번 압색…저러니 검찰 욕먹어" 주장
이재명 부부 본인은 압색 한 번도 안 당했단 보도도
국민의힘 "사법 절차마저 정치로 치환한 대국민 선동"
야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김 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130번'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 대표와 김 씨 본인에 대한 압수수색은 한 차례도 없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 여권으로부터는 "대국민 선동이 아니냐"는 비판도 가해지고 있다.
야권은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하면서 압수수색 시도를 하지 않은 걸 비판하기 위해 김 씨 사례를 꺼내들었지만, 김 씨는 물론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등과 관련해서도 본인에 대한 압수수색은 일절 없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를 두고 여당에서는 "사실을 왜곡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피의자 김건희 휴대폰을 압수수색했느냐"라고 질의했다.
이 지검장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부 확보했기 때문에 (안 했다)"라고 답했고, 박 의원은 "압수수색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이 지검장은 "압수수색 가지고 자꾸 말씀하시는데 아무 사건이나 휴대폰 무조건 가져와야 되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이에 박 의원은 "김 씨 수사는 저렇게 했다. 7만8000원 가지고 압수수색을 몇 번 했느냐. 130번 했다"라며 "저러니까 검찰이 욕먹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지난 17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하면서, 김 여사의 휴대전화나 컴퓨터,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검찰이 이 사건을 4년여간 수사하면서 김 여사의 휴대전화를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고 불기소로 결론을 내린 걸 '봐주기' 논란으로 키우기 위해 김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YTN의 전날 단독 보도에 따르면, 김 씨의 휴대전화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청구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법인카드를 사용한 식당이나 담당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이 이뤄졌지만, 김 씨 본인에 대해서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비리나 성남FC 후원 의혹 사건 수사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건 수사 모두 이 대표 대신 측근들의 휴대전화와 주거지에 대해서만 압수수색 영장이 청구됐다.
이에 대해 송영훈 국민의힘 대변인은 데일리안에 "김 씨의 경우, 이미 지난해 국감에서 김 씨 본인의 주거지나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한 것이 아니라 법인카드 유용 의혹의 사용처가 된 식당 등에서 카드사용내역을 임의제출받을 수 없어 압수수색영장을 통해 받아본 것임이 확인된 바 있다. 그 식당 등지가 '129곳'"이라면서 "마치 김 씨 본인에 대한 130차례의 압수수색이 있었던 것처럼 사실을 왜곡해 여론을 호도할 것이 아니라, 법인카드를 멋대로 쓰고 다니지 말라고 해야 맞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야권이 그동안 주장해 왔던 수사에 있어서의 이중잣대 프레임이 결국 허구임이 드러났다"라며 "엄정한 사법 절차마저 정치로 치환해 지지층을 결집하고 대국민 선동을 벌이려는 얄팍한 꼼수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박은정 혁신당 의원은 "윤석열정부 들어 김건희 관련 명품백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사건 압수수색이 한 건도 없었던 반면, 김 씨 관련 압수수색은 130회 이상 이뤄졌다고 보도됐는데 그것이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정의는 형평이고, 국민이 분노하는 지점은 그 부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