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찐 서대문사람' 황두영 "젊고 경험 부족? 검증된 '육각형 인재' 자부"
입력 2024.01.19 05:30
수정 2024.01.19 05:30
더불어민주당 황두영 서대문갑 예비후보
"조부모 등 3대가 서대문에 뿌리 내린 토박이"
"좋은 거주 환경에도 교통·재개발 이슈 부족"
"신촌 업무지구 재구조화·교통 문제 해결할 것"
서울 서대문갑은 총선 때마다 주목되는 지역구 중 하나다. 2000년 16대부터 2020년 21대까지 무려 6차례나 두 인물이 자웅을 겨뤘다. 현역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 소속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수성과 탈환을 반복했는데, 결과는 우 의원 4차례, 이 구청장 2차례 승리. 그만큼 서대문갑은 특정 정당의 텃밭이 아닌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서대문갑이 24년 만에 '무주공산'이 됐다. 우 의원의 불출마로 정치 신인의 '기회의 장'이 된 것. 민주당 내에서만 현역 의원은 물론 원외 인사까지 3명이 도전장을 냈다. 이 중 '청년 정치인'이 주목된다. 바로 황두영(39) 민주당 예비후보다.
황두영 예비후보는 2020년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외롭지 않을 권리' 저자로 유명하다. 그는 '성공한 민주화, 실패한 민주주의' '후보단일화 게임' 등의 책도 냈다. 서울대 정치학도, 국회의원 보좌관(민주당 진선미·장철민 의원실),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정무조정실장에 이르기까지 학문적 지식과 실무 경험이 바탕이 됐다.
황 예비후보가 '정치 출발지'를 서대문갑으로 정한 건 '당연한 것'이다. 실향민이었던 조부모가 서대문구 충정로3가 경의선 철길 인근에 자리 잡은 후 일가가 서대문구에 뿌리를 내렸다. 당연히 황 예비후보가 졸업한 초중고는 모두 서대문구에 위치해있다. 이 때문에 황 예비후보는 "자연스레 언젠가 출마를 한다면 당연히 서대문에서 한다고 생각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고등학교 때 두발 자유화 운동에 우연히 참여하면서 좋은 정치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 길을 걸어왔다"면서 "젊은 후보라 새로운 행보가 기대되면서도 경험이 부족하지 않을까 우려하실 수 있지만, 나는 젊어 새로우면서도 일 잘하는 것도 검증된 사람"이라고 자부했다. 황 예비후보와의 인터뷰는 18일 진행됐다.
다음은 민주당 황두영 서대문갑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국회의원 보좌관,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정무조정실장 등을 거친 '정치 베테랑'이지만, 선출직 정치인으로는 '신인'이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내 선거 슬로건은 '서대문이 키운 사람, 민주당의 전설적 일꾼'이다. 내 인생을 딱 두 문장으로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1984년생으로 서대문에서 초중고를 나와, 서울대에서 정치학 학사와 석사를 받고 국회·청와대·정당에서 일했다. 고등학교 때 두발자유화 운동에 우연히 참여하면서 좋은 정치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 길을 걸어왔다.
젊은 후보라 새로운 행보가 기대되면서도 경험이 부족하지 않을까 우려하실 수 있다. 나는 젊어 새로우면서도 일 잘하는 것도 검증된 사람이다. 2012년에 국회 인턴으로 시작해 6년 만에 의원실에서 제일 높은 직급인 4급 보좌관으로 승진했고, 그 뒤로도 청와대 행정관, 당대표급인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정무조정실장으로 불려갈 정도로 '일 하나는 끝내주게 하는 사람'으로 소문나 있다. 지하철 등 다양한 지역 숙원사업을 직접 해결해봤고, 청와대에서 국가 전체의 과제도 다뤄봤다."
―'찐(진짜) 서대문 사람'으로서 서대문갑에 출사표를 낸 건 당연한 수순 같다. 그래도 왜 이곳을 출마지로 택했는지 듣고 싶다.
"실향민이신 조부모님이 충정로 철길가에 자리 잡으셨고, 아버지도 거기서 태어나셨다. 강원도 영월 출신인 어머니는 상경해 천연동에 사시다가 두 분이 만나셨다. 그만큼 서대문과의 연이 깊다. 자연스레 언젠가 출마를 한다면 당연히 서대문에서 한다고 생각해왔다.
정치권에 오래 있었지만 사실 신인으로서 출마 결심이 쉽진 않았다. 지역구 현역이신 우상호 의원께서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겠노라며 불출마 선언을 하셨다. 덕분에 새로운 정치를 해봐야겠다는 용기를 낼 수 있었고, 또 우상호 의원의 용단에 후배 세대로서 나라와 서대문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화답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들었다.
서대문갑은 거주 환경이 좋고 주민들도 선하고 겸손하다. 하지만 교통·재개발 등 개발 이슈에서 새로운 변화들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서대문의 자긍심과 불편함을 둘 다 잘 아는 내가 서대문 주민 대신 따지기도 하고 화도 내고 지역 발전을 이끌고 싶다."
―서대문갑 지역의 최대 현안과 황 예비후보의 공약이 궁금하다.
"강북순환선 및 서부선 조기 착공, 북아현 2·3구역 등 재개발 지원은 모든 후보가 얘기할 정도로 공감이 많은 사안이다. 나는 보좌관으로 일하며 지하철 9호선 연장 등 지역 현안을 직접 해결해 본 경험이 있다. 서울시·국토부 여기저기 쫓아다니며 설득해냈다.
나만의 공약은 첫째, 신촌을 업무지구로 재구조화 하는 것이다. 신촌은 대학과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오래된 상권인데 침체가 심각하다. 물론 고물가와 불경기, 오프라인 쇼핑 축소, 중국 관광객 감소 등 전국적인 문제도 있지만, 신촌의 문제는 전성기를 이끌던 청년 문화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요새 청년들 사이에선 (예전처럼) 그룹으로 몰려다니면서 술 먹고, 소비하는 문화 자체가 없어졌다. 게다가 연세대가 1·2학년을 인천 송도 캠퍼스로 보낸 것도 직격타가 됐다.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신촌이 다시 전성기가 오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신촌의 용도지역과 용적률을 상향해 대기업 오피스와 호텔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수요도 창출이 되고, 상가를 적절히 줄여서 소상공인들끼리의 출혈 경쟁도 막을 수 있다. 신촌은 을지로·여의도·홍대를 연결하는 최적의 위치고, 서부선이 들어오면 여의도랑 직결되면서 더 좋아질 것이다. 서울 도심 지역의 대형 오피스 수요는 계속 부족하다. 이미 합정·마포·충정로까지 대기업들이 들어왔기 때문에, 신촌도 기회를 볼 수 있는 장기적 행정지원이 있다면 충분히 변신할 수 있다.
또 마을버스 배차간격 축소도 꼭 말씀드리고 싶다. 서대문갑은 산이 많고 마을버스 의존도가 높다. 시내버스나 지하철과 달리 마을버스는 공적 지원이 거의 없어 운행할수록 적자인 상황이다. 차가 있어도 운행할 기사를 못 구할 정도다. 마을버스 준공영제 등 마을버스 특별법을 입법해 마을버스가 자주 오도록 하겠다."
―사실 이 지역은 현역 의원의 불출마로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됐다. 전략공천에 대비한 황 예비후보만의 정치적 키워드, 계획이 있다면.
"이재명 대표께서 인재위원회를 만들면서, 당에서 정무적 역할을 하며 성장해 온 사람들도 대상이라고 하셨다. 당에서 나를 포함한 청년 후보군 중 최적의 후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비후보 등록일 첫 날인 지난해 12월 12일에 예비후보 등록을 했는데, (주변에서) '어차피 전략공천 지역인데 뭣 하러 예비후보 등록을 서둘러 하냐'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하지만 전략공천을 받더라도 지역주민과 당원들에게 황두영이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실 수 있는 시간을 드리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 '알수록 황두영이 제일 적합하다'라고 생각하실 거란 자신감도 있었다.
요새 말로 모든 면에서 우수한 인재를 '육각형 인재'라고 한다. 내가 서대문 맞춤형 육각형 인재다. 우선 국회·청와대·정당에서 확실하게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민주당 내부논리에만 젖어있지 않고, 비판적으로 민주당의 혁신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대문에서 커오며 서대문의 자부심과 아쉬움을 다 잘 아는 후보다. 서대문도, 정치도, 크게 바꾸겠다."
―이번 총선을 통해 원내에 입성한다면, 어떤 정책과 어떤 정치적 활동을 펼치고 싶나.
"우선 환경노동위원회에 들어가 노동정책을 다루고 싶다. 저는 하루, 한 주, 한 달의 근무시간은 더 줄이되, 더 일찍 노동시장에 진입하고 더 늦게 은퇴하는 방향으로 노동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무살부터 일흔 살까지 주 35시간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대표께서 주장하신 주4일제 도입도 이런 맥락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또 근무시간 단축이 일자리가 안정적인 정규직에만 적용되지 않도록, 일자리 양극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노동 문제는 대다수의 국민이 영향을 받는 문제인데, 민주당에서도 이 문제에 천착하는 정치인이 많지 않다. 우리가 대선에 이기고, 성공하는 정부를 만들려면 노동 문제에 대한 구체적 정책을 제시하고,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에 일조하고 싶다.
저서 '외롭지 않을 권리'에서 주장한 '생활동반자법'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하겠다. 생활동반자법은 혼자 외롭게 사시는 분들이 친구·연인·친척 등과 함께 살겠다고 국가에 등록하면, 임대주택도 함께 들어가게 해주고 병원에서 보호자 역할도 할 수 있게 하는 법이다. 최근 정부도 동거 커플 보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더 다양한 사람이 외롭지 않게 서로 돌보며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