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선전? 일본 ‘혼혈’ 골키퍼 약점 부각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4.01.16 14:00
수정 2024.01.16 14:01

아시안컵 베트남전에서 골 허용하는 일본 축구대표팀. ⓒ Xinhua=뉴시스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 축구대표팀도 분명 약점은 있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지난 14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베트남에 4-2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은 전반 11분 선제골 터뜨린 뒤 베트남에 잇따라 골을 내주며 1-2로 뒤집혔다. 잠시 흔들렸지만 유럽파의 힘으로 극복했다. 선제골을 넣은 미나미노 다쿠미(AS모나코)가 전반 45분 동점골을, 추가시간 나카무라 게이토(랭스)가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후반에는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까지 투입했고, 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 로테르담) 쐐기골로 승리를 완성했다.


아시안컵 최다 우승국(4회) 일본은 승점3을 챙기면서 조 1위로 올라섰다.


이기긴 했지만 예상 밖 흐름이었다. 최근 A매치 10연승을 달리고 있는 일본은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7위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팀이지만, 강점 못지않게 약점도 드러났다.


20명의 유럽파를 보유한 일본은 선발과 교체 선수의 기량 차가 크지 않았고,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며 상대를 압박하면서도 위험 지역에서는 좀처럼 볼을 빼앗기지 않았다.


베트남-일본. ⓒ Xinhua=뉴시스

그러나 2골이나 얻어맞았다.


개막 전부터 일본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펼쳐졌던 ‘혼혈’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신트트라위던)은 너무나도 불안했다. 1-0 앞선 전반 16분 코너킥 찬스에서는 위치 선정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헤더 동점골을 허용했다. 1-1 동점 상황이었던 전반 33분에는 세트 피스에서 볼 처리 미숙으로 역전골까지 내줬다. 일본 수비수들도 고개를 갸웃했고, 모리야스 감독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기 급급했다.


가나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2002년생 골키퍼 스즈키(신장 190cm)는 지난해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EPL)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출전 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스즈키는 벨기에 리그를 선택했다.


일본이 차세대 ‘넘버 1’ 골키퍼로 육성하려는 유망한 선수임에 틀림없지만, 아직까지는 A매치(4경기) 경험이 부족하다. 미래가 아닌 당장 성과를 거둬야 하는 실전 국제 무대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개막 전부터 제기됐던 이유다. 팬들이 꼽는 골키퍼도 마에카와 다이야(빗셀 고베)도 있지만 A매치 출전 경험이 더 모자라다.


골키퍼 문제는 일본 전력의 옥에 티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공감을 얻고 있다.


일본은 오는 19일 조 2위에 자리하고 있는 이라크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1차전에서 붙었던 베트남 보다 더 강한 전력의 팀이다. 아시안컵 개막 직전 치른 마지막 평가전에서 한국에 0-1 패했던 이라크는 전날 조별리그 1차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3-1 완파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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