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구심점 자임 '미래대연합'…무당층·민주당 이탈 인사 포용하며 파급력 키운다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입력 2024.01.12 16:15
수정 2024.01.13 14:56

국민의힘 탈당 정태근·정의당 탈당 박원석 합류

"누군가는 먼저 테이블세터 해야…낙준 앉히겠다"

"국민에게 설 선물로 대연합 새정치 선보일 것"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원칙과상식의 조응천·김종민·이원욱 의원과 당신과함께의 정태근·박원석 전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신당 창당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탈당파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으로 구성된 '원칙과상식'이 오는 14일 '미래대연합'이라는 당명으로 창당발기인 대회를 열고 제3지대 구심점 역할에 나선다. 제3지대 빅텐트 구축이 성공하면 이미 30% 안팎에 달하는 무당층 지지율을 흡수하며 거대 양당을 위협하고 총선 판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탈당파 3인방은 이날부로 민주당 혁신모임이었던 '원칙과상식'의 이름을 탈피했다. 대신 이들은 '미래대연합'을 통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제3지대에서 창당을 추진 중인 세력과 연대 방안을 논의한다. 미래대연합 공동제안자에는 제1야당을 탈당한 현역 의원 3인과 함께 제3지대 세력 중 하나인 '당신과함께' 소속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과 정태근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합류했다.


미래대연합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함께 사는 미래를 향해 본격적인 발걸음을 시작한다"며 "승자독식 기득권 정치 타파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을 각오가 돼있는 모든 세력, 실종된 도덕성을 회복하고 신뢰받는 정치를 만들겠다는 모든 세력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창당 계획을 알렸다.


신당 의제로는 △AI(인공지능)·로봇·플랫폼이 만들어내는 신기술 대응 △양극화와 글로벌 대전환 속에서 격차와 불평등을 해결할 획기적 대안 △ 기후위기·인구위기·지방소멸 해소 △국제질서 변화와 북핵 위기를 헤쳐나갈 전략 △넘치는 지식정보와 다양해진 사회에 맞는 현대적 민주주의의 제시를 꼽았다.


김종민 의원은 신당 창당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이 현장 제안문에서 말씀드렸듯이 미래로 가는 개혁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여러 세력들과 이제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가 같이 갈 수 있는 가치와 비전이 무엇인지 공통분모를 만들어내겠다. 늦어도 설 전에는 국민들에게 설 선물로 대연합의 새로운 정치를 함께 선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하루 전 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가 원칙과상식 의원들을 '동지'라고 부르는 등 우선 협력의 대상으로 꼽은데 대해선 "이낙연 전 대표와도 여러 가지 협의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한 김 의원은 각 당의 '역할론'에 대해 "특정 세력을 규합하는 여러 정당은 그대로 가고 우리는 이렇게 대연합을 추진하는 정치적 노력을 하기 위해 별도 창당 과정을 밟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래대연합의 대변인 역할을 맡기로 한 박원석 전 의원은 "여러 개의 신당이 생겼고, 공히 양당 정치와 대결의 정치를 넘어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며 "함께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큰 식탁을 찾아야 하는데 누군가는 먼저 테이블을 세팅해야 한다. 미래대연합이 그런 테이블 세터가 돼 이낙연 신당도, 이준석 신당도 테이블에 앉히고 기타 신당을 추진하는 분들도 테이블에 앉히겠다는 것"이라고 자임했다.


일부 언론에서 이원욱 의원이 이낙연 신당과의 결합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취지의 보도가 있었지만, 이 의원은 "비전과 가치의 공유 문제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당장 창당준비위원회부터 같이 하느냐'는 질문은 성급하다고 했던 것"이라고 진화하기도 했다.


이낙연 신당과의 결합 등 미래대연합발(發) 제3지대 빅텐트가 완성될 경우, 여기에 민주당 낙천자들이 대거 합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당장 총선 예비후보 검증 과정의 불공정성을 비판한 최성 전 고양시장이 다음주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신당 합류를 공식화한다.


제3지대 세력들이 일제히 연대를 외치고, 함께한 인사들이 늘어나는 경우엔 총선 판에 미칠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정치권의 기류 변화 역시 감지된다. 최 전 시장은 장덕천 전 부천시장과 민주당 동반탈당을 예고한 상황이다. 원내에서도 공천이 본격화되면 이탈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표와 함께 창당을 추진 중인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뉴스쇼' 인터뷰에서 "민주당에 탈당하는 현역 의원은 앞으로 많이 나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 전 부의장은 "벌써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외부적으로 말만 안하지 걱정을 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전횡이 계속되고 더구나 공천을 앞두고 불공정한 일들이 일어날 것 같아 보이면 더 많은 이탈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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