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퇴짜' 일본 가리비 결국 이 나라에서 받아준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4.01.10 04:13
수정 2024.01.10 04:13

일본 당국이 지난해 8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로 중국 수출 길이 막힌 일본산 가리비를 베트남으로 수출해 시범 가공하기로 결정했다.


ⓒ뉴시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7일 일본 주요 해산물 도매업체가 8일부터 베트남에서 홋카이도산 가리비 시범 가공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가리비는 한 해 수출액이 한화로 8000억원 넘는 현지 최대 수산물 수출 품목이다. 그동안 중국 허베이성, 산둥성으로 보내져 껍데기 벗기기 등의 가공을 거쳐 미국과 유럽에 수출됐다.


지난 2022년의 경우 껍데기가 붙어있는 14만t의 훗카이도산 가리비가 냉동 상태로 중국으로 보내졌고 이 가운데 절반이 미국에 팔렸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이후 중국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중국에서의 가리비 가공 작업이 불가능해졌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일본의 가리비 수출액 약 910억 엔 중 중국 수출은 약 467억 엔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과 중국 간 가리비 거래액은 '0원'이다.


결국 가리비가 8m 높이까지 쌓이는 등 재고가 넘쳐나자 어민들은 불만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중국 외 대체 판로 개척을 위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해 말 일본 정부는 한국에 41억 엔, 유럽연합에 45억 엔, 태국과 베트남에도 각각 24억 엔과 5억 엔 가량의 가리비를 판매하겠다는 세부 목표치까지 세웠다. 이에 논란이 일자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의 계획에 불과하며 수입 규제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인건비가 일본의 20~30%에 불과한 만큼 운송비를 감안해도 가격이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을 대신할 해외 가공지 마련 움직임이 본격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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