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노인회장 예방해 "마음 아프게 해드려 죄송…나라 좋게 만들겠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4.01.03 18:37
수정 2024.01.03 21:02

민경우 전 비대위원 설화에 두번째 사과

"신중한 언행과 어르신 공경 지시"

노인회장 "이재명과 다른 韓, 희망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을 예방하고 민경우 전 비대위원의 노인비하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마음 아프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인 한 위원장은 더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대한노인회에서 김 회장과 만나 "국민의힘은 어르신을 공경하는 정당이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그럴 것이란 약속을 분명히 드린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먼저 민 전 비대위원 논란과 관련해 "본의 아니게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은 제 책임이고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구성원 모두 더 마음을 가다듬고 언행을 신중하게 하고 어르신을 공경하는 마음을 말로만 아니라 실천하도록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총선을 앞두고 당내 설화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경고성 메시지를 낸 셈이다.


앞서 민 전 비대위원은 지난해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장 최대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이다. 빨리 돌아가셔야 한다"고 말해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민 전 위원은 임명된 지 하루 만인 지난달 30일 자진 사퇴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아울러 이날 방문에 대해 "취임 후 첫 외부 단체 방문"이라며 "제가 부족했던 것을 사과한다는 의미가 있었지만 우리나라 노인 여러분에 대한 존중, 존경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저의 정치의 첫 출발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저는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밍기적거리지 않고 바로 고칠 것이고 어르신들의 경험과 지혜에 많이 기대겠다. 정치하는 과정에서 나라 좋게 만들고 싶다"며 "4·10 선거에서 꼭 이기고 싶지만, 안 찍어주셔도 똑같이 공경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노인 폄하 발언'을 일으켰던 김은경 전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예방했을 당시 소위 '사진 따귀'를 날렸던 김 회장은 이날 면담에서는 한 위원장을 향해 따뜻한 말을 건넸다.


김 회장은 "김 전 위원장이 호되게 혼났는데 3~4일 만에 왔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온다고 하더니 오지도 않았다"며 "한 위원장은 신속하게, 성명을 낸 지 하루 만에 해촉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니까 젊은 사람은 다르고 국민의힘은 희망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인 67%가 윤석열 대통령을 찍어서 당선되게 했다"며 "노인 인구가 자꾸 불어나는 상황에서 노인을 우대해야 한다. 앞으로 노인을 무시하는 당은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 김 회장은 한 비대위원장에게 △대한노인회법 통과 △노인전문교육연수원 신축 △노인의 날과 어버이날 기념식에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 및 참석 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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