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E 바람 타고" LS 2년 연속 ‘1조 클럽’ 정조준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3.12.28 11:50
수정 2023.12.28 11:52

LS그룹, 황산니켈→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배터리 산업 밸류 체인 '속도'

LS전선, 해저케이블 兆 단위 '드라이브'…내년에도 수주 낭보 기대

LS일렉트릭, 북미 전력 기자재 수주 러브콜…국내외 생산기지 확대

구자은 회장이 LS그룹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사내 방송을 통해 임직원에게 격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LS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 확산에 힘입어 그린 포트폴리오를 확대중인 LS그룹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조 클럽' 문을 두드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에도 신재생에너지 수요 등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LS전선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점쳐진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 배터리·전기차·반도체(배·전·반)에서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그룹 실적 제고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는 LS그룹의 2년 연속 '1조 클럽'을 달성을 우호적으로 보고 있다. 앞서 LS그룹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1조9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보다 29% 증가한 수치로 2003년 그룹 출범 이후 최고 실적이다. 전력·통신인프라, 소재, 기계, 에너지 등 핵심 사업의 고른 성과 덕분이다.


LS그룹은 전기동을 기반으로 소재부터 고부가가치 제품까지 아우르는 사업 체계를 갖추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용 해저케이블 등을 제조하는 핵심 계열사 LS전선은 올해 유럽, 아시아 시장에서 연달아 수주 낭보를 알리며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 5월엔 네덜란드 국영전력회사 테네트(TenneT)로부터 2조원대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을 수주했고, 싱가포르에서는 올해 누계로만 약 3500억원어치 초고압 케이블 프로젝트 일감을 따냈다. 올 3분기 기준 현재 LS전선의 수주잔고는 3조198억원에 달한다.


해저케이블은 높은 진입장벽으로 글로벌 소수 기업기업의 과점체제를 이루고 있는 만큼 새해에도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 미 행정부가 지난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과시키며 신재생에너지 수요 기대감을 한층 밀어올렸고, 유럽연합(EU) 역시 내년 '유럽판 IRA'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과 친환경 사업 육성을 위한 탄소중립산업법(NZIA) 입법을 예고해 수혜가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은 "대만 해상풍력의 경우 2026년부터 2035년까지 10년간 총 15GW(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을 추가 개발할 계획인데, 추가 발주가 예상되는 해저케이블이 약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 LS전선의 신규 수주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원도 동해시 LS전선 HVDC 전용 공장 전경ⓒLS전선

스마트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LS일렉트릭 역시 IRA 이후 북미에 새로 구축되는 국내 전기차·배터리 공장 등에서 전력 기자재 등 설비 수주 러브콜을 받고 있다.


최근 LS일렉트릭은 최근 미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JV) 전력 기자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의 서배너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SK온 합작 배터리 공장에 대한 전력 기자재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릴레이 수주 성과로, 현재 수주 잔고는 약 2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전력 산업의 본고장 유럽 시장에서는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수출하고 현지 사업 확대에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약 1200억원 규모의 ESS 시스템 구축 사업이다. 영국 ESS 사업 진출을 시작으로 LS일렉트릭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유럽 신재생에너지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키움증권은 "전력인프라는 북미 IRA와 리쇼어링 환경 속에서 수주 및 매출 호조세를 이어가고 전력기기는 북미 전력망 투자와 유럽 신재생 투자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며 "경기 민감도가 큰 자동화솔루션과 중국 법인은 내년 실적 회복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S이모빌리티솔루션 EV릴레이 제품 이미지ⓒLS일렉트릭

글로벌 소재 기업으로 도약중인 LS MnM은 그룹의 중장기전략인 'CFE(탄소 배출이 없는 전력)' 기조 아래 배터리 생태계 확충 결실을 맺었다. LS MnM 출자사인 토리컴은 올해 초 충남 아산시에 황산니켈 제조 공장을 준공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정조준한 것으로, 연간 생산능력은 5000t 규모다.


LSMnM이 동(구리)제련 공정에서 생산한 조황산니켈(니켈 함량 18% 이상)을 공급하면, 토리컴이 배터리용 황산니켈(니켈 함량 22.3%)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조황산니켈은 전기차용 배터리의 주요 소재로 쓰이는 니켈 원료다.


이에 더해 LSMnM은 울산 EVBM온산에 6700억원을 투자해 황산니켈, 황산코발트, 황산망간 등 배터리 전구체 핵심 소재를 2027년부터 생산하기로 했다. 또 EVBM새만금에는 4만t 규모의 컴플렉스 공장을 증설해 2029년까지 전기차 약 125만대 규모에 해당하는 황산니켈 6만2000t을 생산할 방침이다.


그룹 차원에서도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신규 합작법인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가 그 주인공으로, LS MnM, LLBS 등을 통해 LS그룹은 황산니켈→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배터리 산업 밸류 체인을 새롭게 구축했다.


LS MnM은 11월 새만금청 등과 1.16조 규모의 이차전지 소재 공장 건설에 대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강임준 군산시장, 김관영 전북지사, 구동휘 LS MnM 부사장(내정), 도석구 LS MnM 부회장(대표이사),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 정운천 국회의원, 조현찬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장.ⓒLS MnM

이뿐 아니라 LS그룹은 배터리 소재, 자동차 부품·솔루션 사업 등 전기화(電氣化) 시대를 겨냥한 신규 포트폴리오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LS전선은 올해 초 글로벌 알루미늄 전문업체 하이(HAI) 합작법인(J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2025년부터 배터리 케이스 등 EV용 고강도 경량 알루미늄 부품들을 양산할 계획이다. LS전선은 JV 설립을 계기로, 전기차(EV)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엔 동박용 구리 신소재 큐플레이크(CuFlakeTM) 개발에 성공하며 친환경 소재 사업 확대에 나섰다. 큐플레이크는 내년부터 상용화할 예정으로, 연간 1000억원의 매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전기차 부품 자회사인 LS 이모빌리티솔루션(e-Mobility Solutions)을 통해 충북 청주와 중국에 이어 멕시코까지 생산기지를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차·기아로부터 2500억 규모의 전기차용 EV Relay(릴레이)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수주 규모를 늘렸다. EV 릴레이는 평상시에는 배터리 전류를 인버터에 전달하고, 이상 전류나 화재가 발생할 경우 전류를 차단해 고전압 시스템을 보호하는 핵심안전 부품이다. 배터리가 사용되는 모든 이동 수단에 필수적으로 활용된다.


신기술·제품 확대 뿐 아니라 신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LS는 사우디 산업광물부 산하의 국가산업개발센터(NIDC)와 MOU를 맺고, LS 그룹의 사우디 내 신규 사업기회 발굴에 공동 협업 팀을 구성해 사업기회 발굴 및 구체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MOU를 통해 계·설비(M&E) 분야 협업 기회를 포착, 실질적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기조에 발맞춰 배터리·전기차·반도체 부문 등에서 두루 성과가 이어질 경우 현재 25조원 규모의 자산을 2030년까지 2배 늘린다는 '비전 2030'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LS그룹은 앞으로 8년간 20조원 이상을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산업 분야와 신성장 사업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LS전선 직원이 동박용 신소재 큐플레이크(CuFlakeTM)를 검사하고 있다.ⓒLS전선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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