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민찬 "송영길·조국 경륜 배우란 말이냐"…'정치교체' 제안
입력 2023.12.17 05:00
수정 2023.12.17 05:00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예비후보 개소식
'순수 강원' 국민의힘 30대 청년정치인
"정권은 교체됐지만 정치가 교체 안돼
일할 수 있는 시대, 국민성공시대 열자"
춘천의 수은주가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가운데, 소양호에서 불어오는 칼바람도 '정치교체'를 바라는 열기를 얼리지는 못했다. 이민찬 국민의힘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강추위 속에서도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와 이동석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현장에 참석해 축사로 힘을 실었다.
이민찬 국민의힘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예비후보는 16일 강원 춘천 동면 장학리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치렀다. 이 예비후보는 철원초·철원중·철원고를 나와 채널A 정치부 기자와 김진태 강원도지사 정책특보를 거쳐 국민의힘 중앙당 상근부대변인을 맡고 있다. 1985년 철원 출생으로 '순수 강원인'으로서 국민의힘 청년정치인의 필두를 맡고 있는 '귀한 자원'으로 분류된다.
이날 개소식에서 이 후보는 청년정치인으로서 기성정치권을 겨냥한 혁신적이고 파괴적인 도전에 나서겠다며 '정치 그 자체의 교체'를 제안했다. 30대 청년정치인을 향한 '경험·경륜론' 견제구에는 "송영길·조국의 경험과 경륜을 배우라는 말이냐"며 일축했다.
이민찬 후보는 "정치가 실종되면 민생이 살아날 수 없다. 정치가 곧 민생"이라며 "정권은 교체됐지만 정치가 교체되지 않아서 일을 할 수 없는 이 시대, 정치를 교체해서 일할 수 있는 시대를 열고 대한민국 국민이 성공할 수 있는 국민성공시대를 열겠다"고 천명했다.
이어 "젊은 사람이 정치를 하면 경험과 경륜이 없는데 (국회에) 가서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들을 많이 하시는데, 나는 생각이 다르다"며 "지금 국회의원 300명 전부 다 본인이 경험·경륜이 있다고 얘기한다. 그런데 지금 국회가 마음에 드시느냐. 그래서 바꿔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전당대회 돈봉투 뿌려서 지금 구속 위기에 있는 분이 586 세대의 대표인데,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반성하지 않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부인이 4년 유죄 판결을 받고서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 이게 86 세대의 정치"라며 "이들의 경험과 경륜을 내가 배우기를 바라느냐.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의 지역 공약에는 상당한 고민이 녹아있다는 분석이다. 주변에서는 "집권여당 후보는 공약을 너무 세세히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힘있는 여당 후보로 국비 예산만 따오겠다고 해도 된다"고 하는 조언도 있었지만, 이 후보는 밤을 새며 공약을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지사 정책특보 시절, 본인이 공을 들인 강원특별자치도법에 다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과기부에서 예산 오는 강원과학기술원
일할 기회 준다면 등원 즉시 발의하겠다"
"군사·삼림·수자원 3대 규제 혁파해서
'잃어버린 70년' 재산권 돌려드리겠다"
이날 개소식에서 이 후보는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군사·삼림·수자원 규제 혁파를 '제1공약'이라 명명하면서도, 그에 앞서 강원과학기술원 설립 공약을 먼저 소개했다. 이 역시 해당 내용이 강원특자도법에서 빠진 안타까움이 짙게 녹아있다는 관측이다.
이민찬 후보는 "대전에는 카이스트, 울산에는 유니스트가 있는데, 이 과학기술원은 교육부에서 예산을 받지 않고 과기부에서 예산이 들어온다. 현재 4개 대학이 있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만 2조원"이라며 "강원특별자치도가 될 때, 강원에도 강원과학기술원을 만들겠다고 초안을 잡아 국회로 보냈는데 과기부가 '4개나 있는데 왜 강원도에도 해야 하느냐'고 반대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강원도에는 강원만의 특색이 있다"며 "여러분이 내게 일할 기회를 준다면 등원 즉시 강원과학기술원 법안을 발의·통과시켜서 춘천의 강남·북 균형발전을 이루고 명품과학도시 춘천을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군사·삼림·수자원 규제 혁파 △군부대 유휴지에 군수지원산업 클러스터 조성 △철도·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공약이 뒤따랐다.
이 후보는 "한국전이 끝난지 70년이 됐지만, 70년 동안 국가안보라는 이유로, 수도권에 물을 공급해야 한다는 이유로 온갖 규제를 받아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며 "규제 완화를 제1공약으로 하겠다. 군사·삼림·수자원 규제를 혁파해서 '잃어버린 70년' 여러분의 재산권을 되찾아오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철원·화천·양구 분들은 길 가다보면 군부대 떠나고 빈 자리가 많은데, 밖에는 풀이 3~4m씩 자라고 안에 들어가보면 폐타이어가 쌓여있고 기름통에서 기름이 줄줄 새고 있다"며 "우리가 그동안 군부대 때문에 얼마나 손해 보고 살았는데, 그것을 왜 방치하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 유휴지에서 군부대에 들어가는 장구류부터 화생방 키트와 같은 것들을 만들어 접경지역 군부대에 납품하면 지역에 계신 어르신들은 밥도 해줄 수 있고 청소도 해줄 수 있어 자연스레 일자리가 창출된다"며 "군수지원산업 클러스터를 만들어 접경지역 분들께 일자리로 돌려드리겠다"고 공약했다.
철도·도로 문제와 관련해서는 5년 간의 공사 끝에 이날 수도권 전철 1호선이 연천역까지 연장 개통된 점을 가리켜 왜 연천에서 20㎞ 거리에 불과하고 선로도 이미 깔려있는 철원까지는 개통되지 못하는지, 구리포천고속도로는 왜 철원까지 연장되지 못하는지를 강력히 성토했다.
나경원·이동석, 춘천 동면 현장 와서 축사
羅 "정치 20년 하면서 '이런 인턴 없었다'
강원 제1도시 양보한 듯한 춘천 안타까워
이민찬으로 '춘천의 자존심' 세워달라"
이민찬 후보는 "연천에서 철원까지 20㎞고 철로도 이미 있는데 왜 철원군민들은 전철을 타고 서울로 갈 수 없느냐. 지난 5년 동안 이 사업을 왜 추진조차 하지 못했느냐"며 "구리포천고속도로는 신북IC가 개통된지 6년이 지났는데, 포천에서 철원까지는 예비타당성 조사도 들어가지 못했다. 우리는 언제 고속도로 타고 서울 가느냐"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춘천까지 온 중앙고속도로를 철원까지 연장하는 비용이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고속철도의 5분의 1도 들어가지 않는다"며 "구리포천고속도로는 포천에서 철원까지 연장하는데 1조원밖에 들어가지 않는데, 이런 것은 왜 예타를 면제하면 안되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지역구의 국민의힘 당내 경쟁이 이 후보와 한기호 의원, 허인구 전 G1 강원민방 사장의 3파전으로 흐르는 가운데, 이 후보는 이날 다른 예비후보들에게 지역구 순회 토론회 개최를 강력 촉구했다. 토론회는 채널A 기자 출신이자 중앙당 상근부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봐서 경쟁 진영에서는 은근히 꺼리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후보는 지속적으로 토론을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이민찬 후보는 "다른 후보들 제발 토론 좀 하자. 어떤 비전, 어떤 공약을 갖고 출마했는지 우리 주민들이 알아야할 권리가 있는 것 아니냐"며 "4개 시·군을 돌며 '나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토론회를 하자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데, 아무도 응답하지 않지만 나는 끝까지, 경선 기간 내내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개소식에는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 축하 화환을 보냈으며,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이동석 전 대통령실 행정관(충북 충주 예비후보)이 현장 축사를 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주말인데도 이 후보 축사만을 위해 서울 동작을에서 오가 눈길을 끌었다. 강대규 변호사의 사회로 진행된 개소식에는 이밖에도 이태호 전 화천군의회 의장 등 지역사회의 많은 인사들도 참석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이민찬 후보가 대학 재학 중에 우리 사무실에 인턴 직원으로 있었는데, 내가 정치를 20년 하면서 수많은 보좌직원이 있었지만 '정말 이런 인턴은 없었다'는 생각"이라며 "어린 대학생이 왔기 때문에 큰 기대를 안했는데, 우리 의원실에서 5급 선임비서관 역할을 충분히 해낼 정도로 똑똑하고 야무지며 부지런하게 일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채널A 기자를 훌륭하게 마치고 고향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기에 크게 격려했다"며 "잠재력이 있으면서도 민심을 그대로 듣고 실천하려는 부지런함과 노력이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이민찬 후보는 반드시 그런 역할을 할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나아가 "춘천만 쳐다보면 마음이 아프다. 춘천이 강원도 제1의 도시인데 어느새 그 자리를 자꾸 남에게 양보해주는 것 아닌가 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부지런한 이민찬, 실력 있는 이민찬으로 여러분들이 춘천의 자존심을 한 번 세우게 해주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