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의 추락에 더 이상 날개가 없다 [기자수첩-연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3.12.17 07:00
수정 2023.12.17 07:00

4억 900만원 체납

이번에는 세금 체납이다. 동방신기, JYJ 출신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성추문부터 마약, 소속사 분쟁에 이어 고액 세금 체납자 명단에 올라 망신을 당했다.


ⓒ뉴시스

14일 국세청은 고액·상습체납자 7966명, 불성실 기부금수령단체 41개, 조세포탈범 31명의 인적사항을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개한 가운데 박유천이 박준규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고액·상습 체납자는 체납 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날 때까지 2억 원 이상의 국세를 내지 않은 사람들로, 명단 공개는 앞선 국세청의 납부 독려, 소명 요청에 응하지 않고 세금을 내지 않거나 불복 청구도 하지 않은 체납자가 대상이 됐다.


국세청에 따르면 박유천은 지난 2016년 양도소득세 등 총 5건의 세금을 내지 않아 총 체납액은 4억 900만 원이다.


박유천은 성추문으로 논란을 일으킨 뒤, 사건, 사고로 잡음만 들려주고 있다. 2016년 유흥업소 여직원이 박유천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것을 시작으로 4건의 성폭행 의혹으로 당시 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최종적으로 모두 무혐의를 받았지만, 유흥업소에 출입하며 성추문에 휩싸였다는 것 만으로도 이미지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며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2019년 4월에는 전 여자친구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기소되기 전 박유천을 기자회견을 열고 혐의를 부인하며 "사실일 경우 연예계에 은퇴하겠다"라고 초강수를 뒀으나, 마약을 투약한 혐의가 입증되면서 기만과 괘씸죄까지 더해져 대중과 팬에게 철저히 외면 받았다.


은퇴하겠다는 선언마저도 1년 만에 번복하고 연예계에 복귀했다. 2020년 11월 '리마인드' 앨범을 발표했으나, 국내 반응은 싸늘했다.


이후 그는 오랜 매니저와 손 잡고 라씨엘로라는 소속사에서 새 출발을 발표, 해외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1년여 후, 박유천은 약정을 위반하고 일본 소속사와 이중계약을 체결했다며 라씨엘로 측으로부터 피소 당했다. 소속사 대표는 박유천이 유흥업소에서 무전취식한 1억여 원을 회사가 대신 갚아주고, 개인 채무 역시 변제해 줬다고 폭로하며 6억 원의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라씨엘로부터 박유천의 매니지먼트 권한을 2024년까지 위임 받은 예스페라 역시 손해배상 소송과 방송 출연 및 연예활동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방송 출연 및 연예활동금지 가처분을 신청은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았다. 이에 박유천의 영화 '악에 바쳐'는 국내 극장 개봉이 무산되기도 했다.


이어 박유천은 로그북 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체결해 태국 등 해외에서 활동 중이었으나 최근에는 로그북 엔터테인먼트와도 분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 체납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 박유천은 동생 박유환의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근황을 전하고 팬들과 소통을 종종 했다. 일본에서의 공연을 예고하고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로그북이 삭제한 자체 콘텐츠에서는 소소한 일상을 공개하며 달라진 인상을 주려 애쓰기도 했다. 하지만 세금 체납 소식이 전해지자 박유천을 향한 일말의 기대조차 사치로 느껴질 뿐이다.


올해 동방신기가 데뷔한 지 20주년이 됐다.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후배 가수들의 존경을 받으며 동방신기 20주년 앨범을 발표하고, 김준수는 1인 소속사 세워 뮤지컬 배우·대표로서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김재중은 어떤가. 유튜브 단독 예능 콘텐츠를 론칭해 재치있는 입담과 여전한 자기 관리로 새로운 팬들까지 유입시키고 있다.


팬들까지 그의 행보에 한숨을 쉬는 이유는, 박유천을 좋아했던 과거까지 부끄러워지기 때문이다. 당당하게 박유천을 좋아했다고 말할 수 있는 팬이 얼마나 있을까.


박유천은 마약 투약 혐의가 집행유예로 풀려나자 2020년 채널A '풍문으로 들었소'에 출연하며 "그 사건으로 인해 내가 내 인생을 살게 됐다. 인생이 바뀌었고 많은 것을 배웠다. 나라는 사람을 응원한다는 이유로 나와 함께 비난을 받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내 인생 정말 열심히 살아보겠다. 성실되게 진실되게 살다 보면 언젠가는 대중에게 인정을 받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갖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사과가 전부 같다.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 열심히 진실되게 살아보겠다"라고 대중에게 약속한 바 있다. 그의 다짐과 선언은 또 공수표가 됐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