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 유예’ LA 다저스, 오타니 덕분에 야마모토까지 잡나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3.12.15 08:31
수정 2023.12.15 10:55

LA 다저스에 입단한 오타니 쇼헤이. ⓒ AP=뉴시스

‘7억 달러의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29)가 야마모토 요시노부(25) 영입에 힘을 보태고 있다.


MLB.com 등 현지언론들은 14일(한국시각) “오타니가 최근 다저스타디움에서 가진 다저스 구단과 야마모토 면담에 동석했다”고 전했다. 이날 자리에는 오타니 외에도 MVP 출신들인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이 함께 했다. 다저스가 야마모토 영입을 얼마나 원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오타니가 전례 없는 연봉 지급 유예를 제안하면서 다저스는 스타 선수를 더 영입할 여력이 생겼다. 오타니의 결단이 아니었다면 오타니를 잡은 다저스가 야마모토 영입전에 뛰어드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오타니는 2018년 LA 에인절스를 통해 빅리그에 데뷔해 AL 신인상을 수상했고, 이후 두 차례 실버 슬러거와 세 번의 올스타에 선정됐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MLB에서 역대 최초로 두 차례(2021·2023)나 만장일치 MVP로 선정됐다.


특급답게 오타니는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40억원)라는 북미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 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오타니는 팀에 사치세, 현금 동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급 유예’라는 방식까지 먼저 제안했다.


팀의 전력 보강을 위해 7억 달러 가운데 6억 8000만 달러를 지급 유예할 만큼 간절하다. 다저스는 최근 11년 중 10차례나 지구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에서 6시즌 뛰면서 한 번도 포스트시즌을 뛰지 못했다. 누구보다 가을야구에 목마른 오타니다.


여기에 더해 오타니는 치열한 영입전에서 야마모토를 설득하고 있다. 야마모토는 몇 차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타니는 가장 존경하는 선배”라고 밝힌 바 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 AP=뉴시스

야마모토는 빅마켓 구단들이 군침을 흘리는 투수다. 빅리그에서도 당장 1~2선발로 활약할 수 있는 투수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야마모토는 올 시즌 23경기 16승6패 평균자책점 1.21을 기록, 일본프로야구 최초 3년 연속 투수 4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을 달성했다. 3년 연속 4관왕은 일본프로야구 최초의 위업이다. 일본프로야구 통산 172경기 70승29패 평균자책점 1.82 922탈삼진. 최고의 선발투수들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 3연패를 달성했다. 평균 153km의 포심을 비롯해 포크, 슬라이더, 컷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진다.


그의 가치를 잘 파악하고 있는 양키스는 다저스와 함께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MLB.com은 15일 "다저스와 양키스가 야마모토 영입에서 가장 앞서 있다"며 “10년 이상의 장기 계약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현재 투수 최장계약은 뉴욕 양키스와 게릿 콜의 9년 계약이다.


양키스도 야마모토의 등번호 ‘18’을 비워놓고 그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강력한 경쟁팀 다저스가 오타니를 앞세웠다면, 양키스는 ‘레전드’ 마쓰이 히데키까지 동원할 계획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타자였던 마쓰이는 2009년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 한 슬러거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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