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주택 공급, 단기 해결책으론 ‘글쎄’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입력 2023.11.16 14:52
수정 2023.11.16 15:58

구리·오산·용인 등 8만가구 공급 제시

“장기 시그널 제시는 긍정적…광역교통망 구축 등 해결돼야”

김오진 국토교통부 1차관이 지난 1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 5개 지구 8만가구 규모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하고 있다.ⓒ국토교통부

정부가 주택공급 부족에 대한 시장 우려감을 반영해 구리·오산·용인·청주·제주 등 총 5개 지구에 8만가구 규모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역 특성에 맞는 공급 기반을 마련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면서도, 공급 부족 우려를 잠재우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날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신규 택지 후보지인 5개 지구를 공개했다. 오산세교3(3만1000가구), 용인이동(1만6000가구), 구리토평2(1만8500가구), 청주분평2(9000가구), 제주화북2(5500가구) 등에 총 8만가구를 공급한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수도권에서도 오산세교3이다. 화성·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25년 개통하는 KTX, 현재 추진 중인 GTX-C 연장 등 철도교통을 기반으로 서울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용인이동은 올해 3월 발표한 반도체 국가산단에 인접해 첨단 IT 인재들의 배후주거지 공급이 필요한 지역이다.


입지가 가장 좋은 곳은 구리토평2로, 한강변이면서 서울 동부권과 접해 있어 서울·수도권 주민들의 수요가 높다. 지하철 7호선 상봉역과 별내선 장자호수공원역을 연결해 지구 내·외부를 순환하는 대중교통 노선을 신설해 철도교통 접근성이 개선될 것이라 기대된다.


비수도권의 경우 청주분평2는 산업단지 신설 등으로 청주시 일자리와 인구 증가세로 주택수요가 풍부하다. 제주화북2는 늘어나는 인구에 비해 기존 공공주택 공급이 적고, 제주 서부권에 비해 지구가 속한 동부권은 도시 활력 제고를 위한 계획적 개발이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에 발표한 신규택지는 ’25년 상반기까지 지구지정을 완료하고 ’26년 하반기 지구계획 승인을 거쳐 ’27년 상반기에 최초 사전청약 및 주택 인허가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택지 공급 계획 발표만으론 주택공급 활성화를 유도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미 개발압력이 높고 수도권 내 대기수요가 있는 유효택지 확보와 주택 공급의 장기 시그널 제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기존 3기 신도시의 경우 사전청약이후 본청약 지연 문제 등 저조한 공급 속도에 대한 불만을 다독이고, 내년 서울 입주물량 감소로 인한 전세시장 불안요인을 단기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택지의 아이덴티티를 좌우할 자족기능이 안착하기 위해선 반도체 클러스터 및 유니콘팩토리 같은 민간 기업들의 입주의향 및 부응이 사전에 조율 전제될 필요가 있다는 점은 택지 성장에 변수가 될 것”이라며 “택지 완공 또는 아파트 입주초기에 광역교통망이 선 개통되지 못하는 고질적 교통망 불편문제를 줄이기 위해 예산확보는 물론, 교통망 개발시점 준수도 택지개발 시 고려 전제될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이번 발표가 보다 구체화된, 손댈 수 있을만한 규모라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면서도 “특정 지역에 산업이 커지고 관련 종사자들이 유입되면, 물류와 여객운송에 대한 수요가 함께 커지므로 이에 대한 광역교통망 구축과 과제 실현 가능성 등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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