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정상 오른 LG…31년 무관 롯데도 응답? [한국시리즈]
입력 2023.11.14 14:09
수정 2023.11.14 14:54
LG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차지하며 유종의 미
롯데는 31년, 한화 역시 24년째 우승과 인연 닿지 않아
2023시즌 KBO리그가 LG 트윈스의 통합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LG는 플레이오프를 뚫고 올라온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내줬으나 2차전부터 5차전을 내리 잡으며 감격적인 우승에 도달했다.
LG의 우승이 크게 화제가 된 이유는 역시나 오랜 무관의 설움을 털어냈기 때문이다.
LG는 지난 1990년 KBO리그 창단 멤버였던 MBC 청룡을 인수하자마자 첫 번째 우승을 달성했고, 그로부터 4년 뒤인 1994년에는 일명 ‘신바람 야구’를 앞세워 인기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V2를 일궜다.
이후에도 2002년까지 세 차례 더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LG는 얇은 선수층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며 길고 긴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2013년에 와서야 길었던 부진의 끈을 끊어낸 LG는 마침내 10년간 이어진 리빌딩이 완성되며 29년만의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LG의 우승을 바라보며 한 숨이 절로 나오는 이들이 있다. 20년 넘게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는 롯데와 한화 팬들이다.
특히 롯데는 전국구 인기팀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지 않게 여전히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는데 10개 구단 중 가장 오랜 기간 무관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의 마지막 우승은 염종석이 투혼을 펼쳤던 지난 1992년이다.
31년간 우승 트로피를 얻지 못하는 롯데는 한국시리즈 진출마저 요원하다. 가장 최근 진출은 1999년이었는데 하필이면 이 해가 24년째 무관인 한화의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이었던 것. 즉, LG가 무관을 탈출하며 롯데와 한화만이 20년 넘게 정상을 밟지 못하는 팀으로 남아있다.
이들 두 팀이 우승을 얻지 못하는 사이, KBO리그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한화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이듬해 창단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는 무려 9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5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창단 역사가 10년도 되지 않은 막내 구단 NC 다이노스와 kt 위즈가 이미 우승에 도달했다.
최장 기간 무관이자 가장 다급할 수 있는 롯데는 정규 시즌이 끝난 뒤 일찌감치 대대적인 팀 변화를 꾀했다. 두산의 왕조를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을 품은 롯데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성민규 단장을 경질하고 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박준혁 단장 체재로 탈바꿈했다.
오랜 기간 우승에 닿지 않았던 LG가 올 시즌 뚜렷한 성과를 거두며 KBO리그의 인기 역시 5년 만에 800만 관중을 회복했다.
롯데와 한화의 팬층도 만만치 않다. 지방을 연고로 둔 롯데와 한화는 수도권에도 충성도 높은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조금만 좋은 성적을 거둬도 사직과 대전 구장의 매진을 흔히 볼 수 있었던 만큼 선수층을 두텁게 만들어 경쟁력을 발휘한다면 KBO리그 역시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