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도 피의자 전환되나…공조 및 가담 여부 관건, 둘 다 책임질 말만 해야" [법조계에 물어보니 263]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입력 2023.10.31 10:05
수정 2023.10.31 10:15

법조계 "남현희에 대한 고소도 진행 중이기에 '단순 참고인'으로 볼 수 없어"

"'사기 친 돈, 남현희 위해 썼다' 진술 있는 만큼…범죄수익 피의자 전환될 것"

"남현희-전청조 입장 첨예하게 갈려 경찰에서 '대질신문' 진행할 듯"

"전청조 말 사실이라면 '남현희 언론 인터뷰' 자충수 될 수 있어…책임질 말만 해야"

전 여자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좌) 전청조(우) ⓒ채널A

전 여자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던 전청조(27) 씨가 투자사기 의혹 등에 대해 "죗값을 받겠다"고 혐의를 인정하는 발언을 하면서도 범죄 수익 대부분을 남 씨를 위해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등 남 씨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법조계에선 남 씨에 대한 고소도 진행됐기에 남 씨를 단순 참고인으로만 볼 수 없으며, 범죄 수익을 "남 씨를 위해 썼다"는 전 씨의 진술이 있는 만큼 남 씨가 사기 및 범죄수익 관련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남 씨와 전 씨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차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뤄질 대질 신문을 통해 남 씨의 사기 행위에 대한 공조 및 가담 여부가 사건의 쟁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31일 전 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재벌 3세 사칭을 위해 기자 역할을 쓴 것을 (남현희가) 내 휴대전화를 봤기 때문에 모두 알고 있었다. 기간으로 보면 지난 2월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전 씨는 "남 씨의 대출금을 갚아주고, 남씨 차도 사주고 남씨 딸에게도 용돈 이렇게 쓰이기도 했다. 남씨 어머님한테 매달 용돈 드렸고, 남씨 명품 뭐 이런 것들 카드값도 내줬다"며 "따로 모아놨거나 그런 돈은 없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남 씨에 대한 고소도 같이 진행되고 있기에 단순 참고인으로 볼 수 없다. 특히 전청조의 진술도 있기에 남 씨가 사기 및 범죄수익 관련 피의자로 전환될 것 같다"며 "남 씨가 정말 무고하다면 '혐의없음'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 씨의 진술이 거짓임을 어떻게 밝히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안 변호사는 "전 씨가 '수익 대부분을 남 씨를 위해 썼다'고 방송을 통해 밝혔다. 이렇게 되면 결국 경찰 조사과정에서 남 씨와 전씨 대질조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통해 남 씨의 가담 또는 묵인 여부, 범죄수익 인지 여부 등이 밝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현희 인스타그램

법무법인 일로 정구승 변호사는 "남 씨는 적극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고, 전 씨도 언론에 모습을 비추기 시작했는데 이는 여론전을 하겠다는 취지와 다름이 없다. 특히 전 씨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일방적인 피해자로 비쳤던 남 씨에 대해 사기 공범으로 만들고, 이를 본인이 밝힘으로써 자신의 죄책을 가볍게 만들려고 하는 전략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는 "향후 수사를 통해 전 씨의 주장대로 남씨 공모 여부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남 씨가 언론 인터뷰를 했던 것들이 본인에게 자충수가 될 것이다. 본인이 공범으로 가담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을 전 씨에게 뒤집어씌우려고 했기 때문"이라며 "추후 수사 과정에서 밝힐 남 씨의 진술에 있어 융통성을 발휘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주원 최상혁 변호사는 "전 씨가 언론을 통해 '남 씨를 위해 썼다'고 했지만, 사기 전과가 있는 피의자이기에 수사기관에서 전 씨의 이같은 전력을 고려해 수사할 것이다. 특히 사기로 벌어들인 수익을 '남 씨를 위해 썼다'는 말의 진위 여부 자체가 불분명한 점도 수사기관은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시에 최 변호사는 "전 씨와 남 씨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본인들의 이야기들을 너무 자세하게 풀어내다 보면 추후 경찰 조사를 받거나 법정에 갔을 때 본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이같은 발언들이 모두 자기 진술로 분류되기에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이를 뒤집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수사 기관에서도 이같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은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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