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청담동 술자리 가짜뉴스' 김의겸 불송치 결정에 재수사 요청 검토

검찰이 일명 '청담동 술자리' 가짜 뉴스 사건과 관련해 면책특권을 이유로 불송치된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에 대해 재수사 요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경찰이 송치한 청담동 술자리 가짜뉴스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박건욱 부장검사)에 배당됐다. 이 사건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서울 강남 청담동에서 심야 술자리를 했다는 허위 사실을 보도, 유포해 윤 대통령 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이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최근 강진구 더탐사 대표에게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민주당 김의겸 의원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김 의원에 대한 경찰의 불송치 결정을 놓고 재수사 요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재수사 요청을 하면 경찰은 이에 응해야 한다.

김의겸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그해) 7월 19일 청담동의 한 술집에 윤 대통령, 한 장관, 김앤장 변호사 30여 명과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 등이 자정 넘은 시각까지 술을 마셨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술자리에 있었다고 주장한 여성 첼리스트 A씨와 전 남자 친구의 통화 녹음 파일을 재생했다.

이후 인터넷 매체인 더탐사는 두 사람의 통화 녹음이 담긴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당시 김 의원은 "제가 '더탐사'하고 같이 협업을 한 건 맞는다"고 밝혔다.

한 장관의 고소로 이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청담동 술자리' 주장이 허위임을 밝혀냈다. 첼리스트 A씨가 경찰 조사에서 "전 남자 친구를 속이려고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진술했고, 당시 A씨와 함께 있었던 인물의 동선 등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청담동 술자리'가 허위인데도 경찰이 김 의원을 불송치한 이유는 면책특권 때문으로 전해졌다. 헌법에는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한 직무상 발언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지 못한다고 규정돼 있다. 다만 대법원은 명백히 허위임을 알면서도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는 면책특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법조계에서는 이같은 경찰의 판단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더탐사가 보도하기 전에 그 내용을 질의하고 이를 '협업'이라고 인정했으며 국감 이후 방송에 출연해 비슷한 주장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YTN 라디오에 출연해 "(해당 의혹이 거짓이라는) 한 장관의 주장에 동의 못 한다"며 "일단 제보자가 있지 않나. 제보 내용이 아주 구체적이고 생생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8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제보자가 분명히 있고 제보자 녹취가 있다"며 "그런 것까지 가짜 뉴스라고 하는 건 내게 덮어씌우려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 법조인은 "검찰이 경찰 수사 내용을 검토한 결과 경찰이 면책특권만을 근거로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재수사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던 김 의원이 '현직 대통령이 심야에 변호사 30명과 외부 술자리를 가졌다'는 황당한 의혹을 국회 안과 밖에서 반복해서 제기했다면 고의성이라는 측면에서 면책특권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