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이 던진 '통합론'…국민의힘, 유승민·이준석도 품을까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당내 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면서 여당이 유승민 전 의원와 이준석 전 대표까지 포용할 수 있을지가 정치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두 사람 주도로 신당 창당이 현실화될 경우 보수 성향의 표가 분산될 우려가 있는 만큼, 혁신위가 두 사람을 끌어안고 지도부가 이를 포용하는 방식으로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윤희숙 국민의힘 전 의원은 24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까지 통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총선 앞에서 어떻게든 공통분모를 찾아서 그분들이 갖고 있는 매력을 살려야 되는 방향으로 가야 되는 것이고 그분들을 배제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답했다. 윤 전 의원이 언급한 건 인 위원장이 전날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이만희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 관계자들과 회동한 뒤 "생각은 달라도 사람은 미워하진 말자는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부분이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두 사람을 품어야 한다는 의견은 최근 들어 계속해서 분출하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지난 전당대회를 치르며 이준석·안철수·나경원에 가해지는 것을 보며 중도층과 젊은 층이 떠나갔다"며 "이를 하루빨리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의원은 신당 창당설이 불거진 이 전 대표에 대해서는 "호불호를 떠나 이 전 대표는 중도·청년·호남을 일정 부분 대변하고 있다"며 "(이 전 대표가) 나가면 우리 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고,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떨어트리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 차원에서 어떻게든 이 전 대표를 붙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보다 앞서 김무성 국민의힘 전 대표도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유승민·이준석 전 대표는 탈당해서는 안 된다. 신당을 만들어서는 의미있는 표를 얻지 못한다.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떨어뜨릴 정도의 표만 얻어 선거 패배의 누명만 쓰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당헌·당규에 있는 상향식 공천을 통해 모두를 품어 분열 없는 공천으로 이기는 선거를 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점점 현실화돼가는 모양새다. 이날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1~22일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유승민·이준석 신당'이 창당할 경우 응답자의 17.7%가 "유승민·이준석 신당을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 응답 26.1%와의 격차는 8.4%p에 불과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당내 기대는 인 위원장을 향하고 있다. 앞서 인 위원장이 '생각이 다른 사람'까지도 통합의 범위에 넣겠다고 한 만큼 이미 당내 일각에선 두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특정인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생각이 다른 사람'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둘 밖에 없는데 이들에게 '같이 가자'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당내에선 좀 더 적극적인 방향으로 두 사람과의 통합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혁신위에 전권을 준 지도부가 통합 방향에 훼방을 놓지 못하는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분출되고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인 위원장에게) 진짜 전권을 주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면 '혁신위에서 내놓는 안건은 최고위에서 한 글자도 고치지 않고 다 통과시키겠다. 그리고 우리가 당론으로 정하겠다'고 하면서 전권을 갖고 활동할 수 있게 보장해 드린다는 약속을 해야한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한 의원도 "쓴소리가 당연히 듣기 좋을리 없겠지만 기왕 출범시킨 혁신위인 만큼 최대한 모든 힘을 실어주고 당이 나오는 혁신안을 모두 받아야 한다"며 "지금은 흩어질 때가 아니라 모일 때니 만큼, 통합에 대해서도 좀 신경을 잘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