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척간두' 김기현 체제, 혁신위 출범 서두르고 있지만…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3.10.18 13:05 수정 2023.10.18 15:28

23일 혁신위 출범 목표 위원장 물색 박차

전현직 의원·학계 물망…정운찬 하마평도

金 체제 안정 흔들리며 인선 난항 관측

일각, 비대위설 이어 尹 신당설 재점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다음 주 혁신위원회 출범을 목표로 인선을 서두르고 있다. 보궐선거 참패 후 내년 총선 승리의 발판으로써 '김기현 체제'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반등의 계기가 만들어질지 주목된다.


1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구자근 비서실장, 윤희석 선임대변인 등과 비공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확정했다.


윤 선임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주말까지 인선을 완료해서 월요일(23일) 혁신위 출범을 목표로 작업을 더 하기로 했다"며 "혁신위가 구성된 이후 총선기획단이나 인재영입위원회 구성 작업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선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어느 분이 위원장으로 유력하다는 말씀을 드릴 단계는 아니다"며 "당내 전·현직 의원을 포함해 경제계나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위원장을) 하실만한 분들을 두루두루 물색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의 정운찬 전 국무총리 하마평에는 "특정 인물에 대해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김 대표는 쇄신 차원에서 2기 지도부를 출범시킨 바 있다. 하지만 신임 사무총장에 대구·경북 출신이자 친윤으로 분류되는 이만희 의원을 임명하면서 여전히 영남·친윤 지도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임명직 당직자 교체 자체가 유의미한 국민적 메시지가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혁신위 출범을 새로운 돌파구로 내세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초 김 대표는 미래비전위원회를 띄워 자신이 위원장을 겸임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당 안팎의 회의적 시선에 결국 폐기했다. 문제는 지도체제 안정성이 흔들리며 인선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임명직 당직인 전략기획부총장도 아직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김 대표에 대한 재신임이 의원총회를 통해 이뤄졌지만 체제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선거에서 참패한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책임져야 할 사람이 혼자 남아서 수습하겠다고 우기는 게 오히려 넌센스"라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길어야 2주"라며 체제 전환을 전망하기도 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신당 창당에 나설 수 있는 관측도 내놓는다.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던 신평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정계개편을 염두에 두고 지금까지 국정운영을 해왔다"며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생각되면 신당 창당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당내에서는 혁신위를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는 인사가 상당수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2011년 홍준표 대표 사퇴와 비교를 많이 하는데 그때는 정권 하반기였고 박근혜라는 대안이 있었기에 지금과는 다르다"며 "김 대표만으로 정 힘들다면 혁신위나 총선기획단 같은 기구로 총선을 대비하는 것이 현실적이며 비대위는 되레 혼란만 부추기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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