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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한 번에 나락…‘캔슬 컬처’에 흔들리는 유튜버들 [기자수첩-연예]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4.09.22 07:00 수정 2024.09.22 09:25

왕따 가해 의혹받는 이나은 옹호해 비난 받는 곽튜브

피식대학·이스타TV 등 논란으로 위기 맞은 채널들

300만 구독자를 거느리던 피식대학부터 방송가를 누비며 ‘유튜버 전성시대’를 이끌던 곽튜브까지. 유튜버들이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나락’에 빠지고 있다. 유튜버들의 영향력이 커지며 대중들의 시선이 깐깐해진 것도 사실이지만, 시청자들에게 가깝게 다가가 소통하는 플랫폼 특성상 한 번 돌아간 시청자들의 마음을 되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곽튜브는 지난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곽튜브’에 ‘돌아온 준빈씨의 행복여행’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는데, 이 영상에서 이탈리아 로마로 함께 떠난 이나은에게 “학교폭력 이야기만 나오면 막 예민했다. 바로 (너를) 차단했었는데 아니라는 기사를 봤다”, “내가 피해자로서 많은 이야기도 하고 그랬는데 정작 오해를 받는 사람한테도 내가 피해를 주는 것 같아서 그렇더라” 등의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과거 에이프릴의 또 다른 멤버 이현주를 괴롭혔다는 의혹을 받는 이나은을 마치 옹호하는 것 같다는 지적이 이어진 것이다. 곽튜브가 해당 의혹을 ‘없던 일’ 취급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더불어 이 영상에서 이나은은 “진짜 나를 그렇게 오해하고, 진짜 그렇게 알아서 나를 차단을 했다는 게, 그런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 조금 속상했다. 그래서 많이 슬펐다”고 속내를 털어놨고, 이에 이나은의 ‘이미지 세탁’을 도왔다며 곽튜브를 향해서도 “실망했다”는 반응이 쏟아졌었다.


앞서는 피식대학이 경북 영양 여행기를 담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해 ‘영양 비하 논란’에 휩싸여 자숙한 바 있다. 곽튜브 외에도 약 79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축구 유튜브 채널 ‘이스타TV’는 이탈리아 패키지여행 상품에 지나치게 비싼 가격을 매겨 ‘시청자가 봉이냐’는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거듭된 해명 방송에도 ‘납득할 수 없는 가격’이라는 지적이 이어졌고, 결국 해당 상품을 추진한 유튜버가 라이브 방송, 사과 영상 등을 통해 사과한 이후 자숙 중이다.


일각에서는 유튜버들의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대중들이 지나치게 깐깐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곽튜브 논란 이후 “곽튜브 나락 간 거 보고도 이런 스토리 올리냐. 나만 잘 먹고 잘살면 주변 사람 나락 가든 말든 상관없다는 거냐”라는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낸 네티즌을 향해 신랄한 욕설로 응수한 빠니보틀은 “욕 DM 관련해서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생각해 주시는 점은 감사드리지만 전 공인도 연예인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놀러 다니는 백수”라며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겠다고 말했다. ‘날 것’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유튜버들에게 높은 도덕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그들의 위축을 부를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거듭된 사과에도 불구, 비난이 지나치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유명인이 문제가 될 만한 말이나 행동을 했을 때 그에 대한 지지(follow)를 취소하는 행동을 뜻하는 ‘캔슬 컬처’가 확산이 되면서, ‘유명인에게도 반성의 기회를 줘야 한다’라는 안타까운 시선이 이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또는 더 ‘가깝게’ 다가가 소통하는 유튜버들에겐 이 같은 리스크는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것이기도 하다. 곽튜브는 과거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여러 차례 자신의 학폭(학교 폭력) 피해를 고백하며 시청자들의 위로와 응원을 받았으나, 왕따 가해 의혹을 받는 이나은을 옹호하며 더 큰 실망감을 유발했다. 피식대학은 아슬아슬하지만 절대‘선’은 넘지 않는 개그로 사랑 받았기에 영양 비하 논란이 더욱 치명적이었다.


물론 그들을 ‘거부’, ‘차단’하며 ‘논란’을 건강한 ‘논의’로 확장시키지 못해 안타까운 사례도 없지 않을 것이다. 다만 유튜버들 또한 플랫폼, 그리고 시청자들의 특성을 더욱 섬세하게 파악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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