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기술력으로 업계 선도"…삼성전자가 밝힌 메모리 반도체 비전
입력 2023.10.17 09:51
수정 2023.10.17 10:38
이정배 사장 '삼성 메모리의 혁신, 무한한 가능성을 열다' 기고문
기술, 제품, 고객 등 3가지 축으로 반도체 업계 1등 유지
삼성전자가 오는 20일 열리는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 2023'을 앞두고 삼성의 최신 메모리 반도체 기술과 미래 전략에 대해 17일 소개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은 이날 삼성전자 뉴스룸에 '삼성 메모리의 혁신, 무한한 가능성을 열다' 제목의 기고문을 내고 '한계에 도전하는 기술 혁신'으로 업계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최근 초거대 AI(인공지능)는 메모리의 새로운 응용처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PC와 스마트폰과 같이 사용자의 기기에서 AI를 구현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가 확산되면서, 메모리 응용처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요구사항도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가 제공하는 AI 서비스 종류가 다양해지고 그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면서 총소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고성능·고용량·저전력 메모리가 요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데이터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메모리 본연의 기능인 데이터 저장 뿐 아니라 연산 기능까지 추가로 요구되면서 메모리의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며 "CPU와 GPU의 데이터 처리를 분담하는 새로운 메모리 솔루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사업과 같은 면적의 웨이퍼 내에서 더 큰 용량의 칩을 더 많이 만들수록 집적도를 향상시키고 첨단 생산 시설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환경 속에서 삼성전자는 고부가 제품 공급과 원가경쟁력 확보라는 상반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메모리 사업 방향성을 모색해왔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한계에 도전하는 기술 혁신 ▲선단 공정 및 고부가 제품 생산 비중 확대와 R&D 투자 강화 ▲고객, 파트너와의 강력한 협력 관계라는 3가지 축을 더욱 강화해 업계를 선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D램과 낸드플래시의 집적도를 극한의 수준으로 높이고, 고객 맞춤형 제품을 포함한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안해 새로운 시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앞으로 다가올 10나노 이하 D램과 1000단 V낸드 시대에는 새로운 구조와 소재의 혁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D램은 3D 적층 구조와 신물질을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V낸드는 단수를 늘리면서도 높이는 줄이고 셀 간 간섭을 최소화해 업계에서 가장 작은 셀 크기를 구현하는 삼성의 강점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V낸드의 입출력(I/O) 스피드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구조 도입을 준비하는 등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차세대 혁신 기술도 개발중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개발중인 11나노급 D램에 대해서는 업계 최대 수준의 집적도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또 9세대 V낸드는 더블 스택 구조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단수를 개발중으로, 2024년 초 양산을 위한 동작 칩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시장이 요구하는 고성능, 고용량, 저전력 기술을 구현한 주력 제품군 양산 의지도 밝혔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용량인 32Gb DDR5 D램 개발에 성공했다. 향후 고용량 D램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1TB 용량의 모듈까지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전쟁이 한창인 HBM에 대해서는 "현재 삼성은 HBM3을 양산 중이고, 차세대 제품인 HBM3E도 정상 개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최고 성능의 HBM을 제공하고 향후 고객 맞춤형 HBM 제품까지 확장하는 등 최상의 솔루션을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서버 스토리지는 응용처에 따라 용량을 변화시키고, 페타바이트급으로 확장할 수 있는 PB(Petabyte) SSD를 조만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미래 준비를 위해 고부가 제품과 선단 공정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R&D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는 고부가 제품과 선단 공정의 생산 비중을 높이고, 초거대 AI 등 신규 응용처에 대한 메모리 수요에 적기 대응해 사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투자는 지속하면서, 수요 변동성과 메모리 제품의 긴 생산 리드 타임(Lead time)을 극복하기 위해 메모리 라인 운영을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을 시작한 기흥캠퍼스에 첨단 반도체 R&D 라인을 구축하는 등 미래를 위한 투자를 이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고객과 파트너사와의 협력 관계도 강조했다. 그는 "클라우드 서비스 및 세트, 칩셋, 소프트웨어 업체와 함께 제품 사양 정의 단계부터 시작해 데이터 전송 속도 지연 최소화, 대역폭 극대화 구현과 획기적인 전력 효율 향상 등 차세대 시스템과 응용에 최적화된 메모리 솔루션의 공동 개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사장은 "그간 삼성전자가 만들어 왔던 성과와 업적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담대함과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간절함, 그리고 과감한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삼성전자는 초일류 기술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도전과 혁신을 통해 고객들과 함께 성장하며 더 나은 미래를 열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