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친명 단일화 불발 '결선투표行'…남인순과 접전 끝 원내사령탑에 [홍익표 당선 ①]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입력 2023.09.27 00:00
수정 2023.09.27 00:30

남인순·김민석 꺾고 재도전서 제1야당 원내대표에

과거 친이낙연계 분류됐으나 뒤늦게 친명 색채 강화

우원식 사퇴하며 단일화 촉구했지만…시간 촉박해

수락 연설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 승리"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보궐선거 의원총회'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범친명계로 분류되는 3선 홍익표 의원이 '결선투표 접전 끝'에 당선됐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캠프 정책총괄본부장도 맡았었으나, 뒤늦게 친명 색채를 강화한 인물이다. 이로써 민주당은 고민정 최고위원을 제외하고는 '친명 일색'인 최고위원회와 원내지도부를 꾸리게 됐다.


홍 원내대표가 결선투표행까지 하며 힘겹게 원내사령탑 자리를 거머쥔 배경은 '범친명계 단일화'가 불발된 데 따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범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민석·홍익표·남인순 의원 모두 경선 완주를 하겠다고 나서며 추대 후보를 내지 못한 채 표를 분산했다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보궐선거에서 남인순 의원과 경쟁 끝에 원내사령탑에 등극했다. 홍 원내대표는 앞서 4월 원내대표 선거에도 출사표를 던졌으나 박광온 의원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가, 이번 보궐선거에 재도전한 바 있다.


홍 의원은 민주당 의원 168명 중 164명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후보자 중 최다선(4선)이었던 친명 우원식 의원이 선거 전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사퇴했지만,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홍 원내대표가 압도적인 득표는 하지 못했다.


결선 투표에서 맞붙은 홍 원내대표와 남인숙 의원은 색채가 비슷할 뿐 아니라 당내 지지 기반까지 겹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비명계의 경우 이번에 아예 후보를 내지 않았다.


우 의원은 원내대표 후보 등록 마감 시한 막판에 등록을 했으나, 선거 당일인 이날 오전 후보직을 사퇴하며 원내대표 경선이 예상치 못한 국면을 맞은 바 있다. 우원식 의원과 홍익표 원내대표, 남인순 의원 모두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 소속인 데다, 당내 김근태계 의원들의 모임인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활동도 같이 하고 있어 이들의 완주 여부가 주목을 받았었다.


우 의원은 남은 후보들을 향해 "세 분 후보께 호소 드린다"며 "민주당과 이 대표를 지키고 당의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위해 후보 단일화를 통한 개혁과 통합의 길을 선택해주길 바란다"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 중진의원들이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했지만 "원내대표 선거를 단일화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라는 결론이 내려지기도 했다. 회동에는 안민석 의원과 김상희·김영주·노웅래·안규백 의원 등이 참석했다. 안 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 "누가 되든 간에 중진의원들이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단합하고 수습하는 역할을 하자는 말씀을 나눴다"라고 밝혔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보궐선거 의원총회'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1차 투표 결과 김민석 의원이 곧바로 고배를 마셨고, 득표수가 많은 홍익표 원내대표와 남인순 의원이 결선 투표를 치루는 상황이 전개됐다. 결선투표 결과 홍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책임으로 물러난 박광온 전 원내대표의 후임이 됐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4월 친명계의 지원을 받아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탈락했으나, 보궐선거에 재차 입후보해 재도전 끝에 당선됐다. 두 번 모두 친명계의 폭 넓은 지지가 뒷받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지면서는 "당대표를 중심으로 흔들림 없는 단결된 힘으로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겠다"라고 선언하며 친명 색채를 분명하게 했다.


또한 홍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를 의식하듯 수락 연설에서 "어려울 때 힘든 자리를 맡았다. 민주당이 하나의 팀이 돼 이재명 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그런 힘을, 동력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의 임기는 박광온 전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인 내년 4월까지다. 홍 원내대표는 당내 계파 갈등 봉합 등 원내 상황을 책임지고 민주당의 내년 총선 승리도 이끌어야 한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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