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株, 줄악재에 ‘털썩’…매도 고민 빠진 투자자들
입력 2023.09.15 15:59
수정 2023.09.15 16:09
에코프로 이달 30%↓…KRX 2차전지 지수도 부진
IRA 모멘텀 약화·라튬가격 하락까지 겹쳐
올해 내내 상승세를 보였던 에코프로가 ‘황제주’에서 내려오는 등 2차전지주들이 급격한 조정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상승 폭이 너무 컸던 만큼 당분간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만4000원(1.55%) 하락한 89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에코프로는 이달 들어서만 36만7000원(29.2%) 하락했다.
올해 초 11만원대에 거래되던 에코프로는 지난 7월 26일 153만9000원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하락세를 지속 중이다. 지난 7월 4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종가 기준 90만원선이 붕괴된 상황이다.
에코프로뿐만 아니라 다른 2차전지 관련주들도 일제히 약세다.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이달 들어 611.99포인트(8.74%) 떨어진 6387.17을 기록 중이다. 이 달 11거래일 중 7거래일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완연하다. 같은 기간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5.51%)·삼성SDI(-5.37%)·LG화학(-1.72%)·포스코퓨처엠(-9.12%)·에코프로비엠(-13.71%) 등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법안 수혜 기대 등의 모멘텀 저하와 리튬가격 하락세 지속이 2차전지주 관련 투자심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IRA 시행으로 중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출이 제한될 것이라는 기존의 예상과 달리 중국 기업들이 조인트벤처(JV) 형태로 미국 현지에 회사를 설립하면서 국내 기업 수혜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배터리 3개사의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지난 2021년 30.4%에서 올해 상반기 23.8%로 하락했다. 비 중국 시장에서도 올 상반기 기준 국내 3사의 합산 점유율은 48.4%로 지난 2021년(55.7%)과 지난해(54.1%) 2년간 유지했던 50%선이 무너진 상태다.
여기에 더해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인 리튬 가격이 장기적으로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점도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물 중국의 리튬 선물가격은 개설일인 지난 7월 21일 시초가가 톤(t)당 23만8900위안이었으나 이달 8일에는 17만6500위안으로 하락했다”며 “중국업체들의 유럽 및 이머징 시장 점유율 확대, 리튬 가격 약세로 인한 단기 실적 부담, 보조금 축소로 인한 전기차 수요 약화 등을 감안한다면 2차전지주 전체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이 2차전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리는 등 수급 변화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당분간 조정 국면을 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4일 기준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 ETF는 9월 ETF 개인 누적 순매수 4등을 기록할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이 쏠리고 있다”며 “이를 고려할 때 상반기와 같이 수급 쏠림에 따른 2차전지 업종의 주가 급등이 재현되기에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테슬라 주가에 연동되는 경향이 짙었던 종목들의 투자심리가 예전처럼 다시 되돌아오긴 어렵다”며 “에코프로도 실적과 주가 조정 우려가 맞물리면서 당분간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대비해야 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