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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이재명 단식 중단 촉구했는데…친명계는 이젠 "직접 와야" 요구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3.09.14 12:02
수정 2023.09.14 14:49

19일 평양선언 행사 참석차 상경 가능성에 무리한 요구

박지원 "文, 직접 단식 만류 모습 갖춰줘야 좋다" 여론전

일각선 "누가 말린다고 중단하진 않을 것" "與대표 우선"

단식 14일차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단식 중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전한 것을 두고, 당내 특히 친명(친이재명)계에서 '직접적인 방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전직 대통령을 정치 전면에 끌어들이려는 무리한 요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전날 오후 MBC라디오 '뉴스하이킥'에서 노영민 전 실장이 이 대표를 찾아가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회복해 달라'는 문 전 대통령의 뜻을 전한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은 노 실장을 보내 그러한 표현을 했지만 수일 내로 문 대통령이 직접 상경, 단식을 만류하는 모습을 갖춰주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이 대표 단식이 14일이면 보름째 접어든다. 그럼 인체상에서 괴사 등 여러 가지 반응이 나온다"라며 빨리 단식을 중단하지 않으면 후유증이 엄청나다고 우려했다.


박 전 원장의 언급처럼, 친명계 일각에서도 이 대표의 단식이 길어지자 '단식의 출구'는 문 전 대통령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야권 원로와 중진 등 당내에서 이 대표 단식 만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지만, 이 대표가 단식 투쟁을 끝낼 만한 뾰족한 계기가 없다는 지적은 여전해서다. 더욱이 문 전 대통령이 오는 19일 평양공동선언 5주년 참석차 서울을 방문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그의 역할에 기대를 하는 모양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이 더 강하게 나서서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당의 큰 어른이 직접 나서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실제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6년 만 10일 동안 이어 가던 단식 투쟁을 당시 김종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권고를 수용해 멈춘 바 있다.


무기한 단식 투쟁 15일차에 접아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팡이를 짚고 당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하지만 전직 대통령이 총선을 6개월여 앞둔 시점,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처리가 임박했다고 관측되는 현 시점에서 직접 나서는 건 정치적 부담감이 상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친명계가 이 대표 단식 출구가 궁해지자 필요에 의해 전직 대통령을 억지로 끌어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명계 안민석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에서 이 대표 무기한 단식 투쟁에 대한 문 전 대통령의 역할론에 대해 "단식 중단은 두 가지 경우 중의 하나일 것이다. 첫째는 쓰러지거나 아니면 정권의 응답이 있거나 둘 중에 하나일 경우에 단식이 중단될 것"이라며 "어차피 이 대표로서는 쓰러질 각오하고 쓰러질 때까지 하겠다고 시작한 단식이었기 때문에 누가 말린다고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이 아닌 이 대표의 카운터파트인 여당 당대표가 이 대표를 찾아와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단식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말도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4선의 우원식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 인터뷰에서 "야당 대표가 이런 정도의 단식을 하면 지금까지는 여당에서 찾아가서 위로도 하고 단식 중단도 요청하면서 서로 명분을 만들어갔는데 지금은 조롱을 하고 있다. 집권여당의 인식과 태도가 어찌 이렇게 옹졸하고 천박하냐"라며 "여당의 당대표가 찾아와서 대화의 물꼬를 트기 시작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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