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가스라 할 땐 언제고'...홍준표 껴안기에 유승민 불쾌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3.08.01 11:47
수정 2023.08.01 13:11

洪 "총선, 이준석·유승민 끌어안아야"

유승민 "거기다 왜 나를 끌어들이나"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데일리안

'수해 골프'로 홍역을 치른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유승민 전 의원 등 비윤계를 끌어 안았지만, 유 전 의원은 오히려 불쾌감을 표현했다. 홍 시장은 과거 유 전의원을 향해 '연탄가스 정치인'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적 있다.


폭우 중 골프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10개월 중징계를 받은 홍 시장은 지난 30일 페이스북에 "나는 총선까지 쳐냈지만 가뜩이나 허약한 지지층이니 이준석도 안고 유승민도 안고 가라"고 썼다. 다만 홍 시장은 논란이 되자 이 페이스북 글을 삭제했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31일 KBS '최강시사'에서 홍 시장 발언에 대해 "제발 좀 잘못했으면 그분이야말로 '입꾹닫(입을 꾹 닫고 있는 것)' 하시는 게 맞는 거 아닌가 싶다. 거기다 왜 저를 끌어들이나"고 항변했다.


이어 "우리 정치인의 신뢰성 이런 거는 일관성에서 나오는 건데 그분 말씀이 너무 오락가락"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과거 유 전 의원에게 여러 번 날을 세웠던 홍 시장이 입장을 바꿔 유 전 의원 등을 포용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홍 시장은 약 1년 전인 지난해 7월 18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 들어오자마자 지금 똑같이 연탄가스 정치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슨 말이 적절할까"라며 "앞장서서 도와줄 수 없다면 가만히 지켜보기나 하는 게 같은 당 사람의 도리가 아닌가"라고 했다.


홍 시장은 자유한국당 대표이던 2017년 12월 24일에도 자신과 대척점에 선 친박(박근혜)계 정치인들을 향해 '연탄가스 정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홍 시장의 발언은 유 전 의원을 지칭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시 홍 시장은 '내부 총질 문자' '지인 채용' 등으로 윤 대통령 지지율이 연일 하락하는 상황에서 '김종인·유승민·이준석' 등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인사들에 대한 비판을 서슴치 않았다. 윤 대통령을 보호하며 힘을 실어주는 듯한 모양새로, 홍 시장은 '대통령 호위무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편 홍 시장은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 등을 옹호하는 것이 보수 핵심 지지층 확보에 좋지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 "편드는 것이 아니라 힘을 모아 총선에서 이겨달라고 한 말"이라며 확대 해석을 일축했다.


홍 시장 소통 채널 '청년의 꿈'에서 지지자들은 "홍 시장이 2030은 잡았고 이제 6070만 남았다"며 이런 상태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신했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무분별한 공격으로 6070한테 비호감도가 매우 높은 이준석과 유승민을 편들면 손해"라고 우려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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