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kg 감량 효과도! 류현진, 빅리그 복귀 눈앞 “아주 만족”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3.07.16 16:24
수정 2023.07.16 16:24

세 번째 재활 등판에서 5이닝 1실점 호투..투구수 66개

몸무게 줄고 볼 스피드는 붙어 "몸이 가벼워진 것 도움"

현지언론들 "한 차례 등판 후 선발 로테이션 합류" 전망

류현진 ⓒ AP=뉴시스

“몸이 가벼워진 것 도움 된다.”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빅리그 복귀를 눈앞에 뒀다.


류현진은 16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버펄로 세일런 필드에서 펼쳐진 마이너리그 트리플A 털리도 머드헨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전에 선발 등판,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1회초 1사 후 솔로 홈런을 얻어맞은 것이 이날 경기의 유일한 실점이다. 이후에는 안정적이었다. 2~3회는 3개의 삼진을 잡으면서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4회 들어 연속 안타 맞고 1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이후 병살타를 유도하며 실점 없이 마쳤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공 8개(뜬공 2개/탈삼진 1개)로 이닝을 끝냈다.


이달 초 재활 등판을 시작한 류현진은 지난 5일 마운드에 올라왔다. 지난해 6월 2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13개월 만의 실전 등판이다. 당시 투구 중 왼쪽 팔에 통증을 느낀 류현진은 조기 강판을 요청했고, 검사 결과 왼쪽 팔꿈치 척골 측부 인대 부상 진단을 받고 수술대(토미존 서저리)에 올랐다.


루키리그에서 가진 첫 재활 등판에서 류현진은 3이닝 4피안타 5탈삼진 1실점 했다. 5일 뒤 싱글A 경기에서 4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고, 이날은 5이닝을 채웠다. 마이너리그 세 차례 등판 평균자책점 1.80.


이날의 투구가 류현진 본인에게 만족스러웠고, 현지언론들도 호평을 쏟아냈다.


경기 후 류현진은 토론토 지역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기분 좋다. 더 높은 수준의 투구를 했다"며 "가능한 빠르게 타자와 승부하려고 했는데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재활을 하면서 몸무게도 13kg 정도 감량한 것에 대해 "자연스럽게 빠졌다"며 "몸이 가벼워진 게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직전 등판보다 볼에 스피드가 더 붙었다. 이날 평균 구속은 시속 141㎞(87.6마일), 최고 구속은 시속 144㎞(89.3마일)에 달했다. 포심 평균 시속이 140㎞에서 141.4㎞로 향상됐다. 몸무게가 13kg이나 빠진 상태에서 볼 스피드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앞선 두 차례 등판 때보다 수준이 높은 트리플A 타자들을 상대로 커터와 커브 등 변화구를 활용해 빼어난 완급조절 능력도 뽐냈고,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찔렀다.


팔꿈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커브는 11개나 던졌다. 전성기를 떠오르게 하는 낙차 큰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마이너리그 공식홈페이지 MILB.com은 "류현진의 트리플A 선발 등판은 환상적이었다"고 호평했다.


재활 등판 중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우면서 투구수도 계획했던 65개 이상(66개) 던졌다. 토론토 앳킨스 단장은 “류현진이 빅리그에 복귀하려면 80~100개를 던질 수 있는 몸 상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수술 당시에는 계약 만료 해인 2023시즌에도 복귀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직전 등판보다 2배 가까이 많이 던진 류현진의 지금 상태라면 한 차례 재활 등판을 더 가진 뒤 목표로 삼았던 7월 말 빅리그 복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CBS스포츠는 “이날 보여준 상태라면 다음 등판이 선발 로테이션 합류 전 마지막 마이너리그 피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현진 ⓒ AP=뉴시스

토론토에도 류현진 복귀 임박 소식은 무척이나 반갑다. 수술을 받고 돌아온 36세 투수라는 점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살아남기 위한 토론토에 류현진이라는 베테랑 투수의 합류는 듬직하다.


토론토는 16일 애리조나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던 케빈 가우스먼(7승 5패 평균자책점 3.03)이 좌측 옆구리 통증으로 MRI 검진을 받았다. 큰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찝찝하다. 이런 상황에서 경험이 풍부한 전 에이스의 복귀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류현진에게도 남은 시즌은 매우 중요하다. LA 다저스 시절이었던 2019년 NL 평균자책점 1위(2.32), NL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던 류현진은 2020년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1022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류현진의 후반기 성적은 FA 몸값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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