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디폴트옵션 효과? TDF·TIF·TRF ‘3T’ 주목
입력 2023.07.15 07:00
수정 2023.07.15 07:00
노후 준비 머니무브 촉각...'T 삼총사' 상품 관심
원금 최대 보전·투자 비중 고정 등 운용 차이도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시행에 따라 300조원을 웃도는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이에 타깃데이트펀드(TDF)와 함께 타깃인컴펀드(TIF)와 타깃리스크펀드(TRF) 상품이 노후 대비의 주요 투자처로 떠오를 전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 지난 12일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다양한 상품과 운용 방법이 주목 받고 있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확정기여(DC)형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금융회사가 사전에 정한 운용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회사와 가입자의 무관심 속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은 퇴직연금을 정상화하기 위해 도입돼 지난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12일부터 의무화됐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지난 2019년 200조원 규모를 넘어선 뒤 올해 1분기 338조원 규모로 커졌다. 그러나 원리금보장형 상품 중심이어서 최근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2.7%에 불과해 미국(8.6%)과 호주(7.7%), 일본(5.5%)에 비해 크게 낮다.
업계에서는 디폴트옵션 시행에 따라 원리금보장 상품이 TDF를 비롯한 실적배당 상품으로 옮겨가는 ‘머니 무브’를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 실적배당 상품으로 자리 잡은 TDF는 투자자의 은퇴 예상 연도를 목표 시점으로 잡고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 배분을 조정해주는 펀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TDF로 운용되는 순자산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0조원을 돌파했다. 전체 퇴직연금 시장에서 TDF의 비중은 약 20%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TDF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TDF 순자산 10조원 중 연금 비중이 90% 이상에 해당된다.
TDF 뿐만 아니라 TIF와 TRF 등 이른바 ‘3T’ 상품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 TIF와 TRF는 TDF에 비해선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디폴트옵션 도입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상품들은 특정 시점의 인출, 혹은 특정 수준의 리스크를 운용 목표로 두고 자산 배분을 해주고 있지만 차이점도 있다.
TDF가 노후 자금을 늘리기 위한 펀드라면 TIF는 은퇴 후에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한 펀드로 원금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목표다.
예컨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TIF 알아서’ 펀드는 매년 원금의 4% 정도를 받아 사용하더라도 30년 뒤 원금의 80% 정도는 남기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
TRF는 생애주기별로 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TDF와 달리 사전에 정한 주식과 채권의 투자 비중을 지키는 펀드다. 포트폴리오 자산들의 수익률 상황에 따라 비중이 늘어난 자산은 팔고 줄어든 자산은 매수하는 리밸런싱 작업을 빈번히 진행한다.
일례로 지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TRF 7030’은 지난 2019년 7월 4일 상장 이후 연간 평균 15회의 리밸런싱 매매를 진행했다. 투자자의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주식 등 위험 자산의 비중을 낮추고 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TDF와는 반대되는 전략이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과 채권 등의 다양한 자산으로 특정 위험량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의 펀드가 TRF”라며 “맞춤형 디폴트옵션이 제공돼야 하는 상황이라면 위험량이 명확하게 설정된 TRF의 조합으로 재간접펀드를 구성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