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부터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던 아들…식사 거부한다며 치매 노모 폭행 살해

치매를 앓던 노모가 식사를 거부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 아들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

18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최근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1월9일 부산 동래구의 자택에서 어머니 B씨(80)를 여러 차례 때린 후 나흘 동안 방치해 다발성 뇌출혈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 씨는 고교 시절부터 B 씨와 단둘이 살았고, 수년간 뇌경색과 치매 등을 앓던 B 씨를 간호하며 생계를 책임져 온 것으로 확인됐다. B 씨는 지난해 12월부터는 건강이 더 악화돼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대소변도 가리기 힘든 상태가 됐다.

사건 당일 A씨는 집에서 저녁을 먹던 중 B 씨가 고개를 돌리며 식사를 거부하자 순간 격분해 "일어나봐라. 밥은 먹어야 할 것 아니냐"고 말하며 폭행했다. B 씨는 나흘 뒤인 1월 13일 오전 4시께 다발성 뇌출혈 등으로 숨졌다.

경찰 현장감식과 부검에서도 B 씨의 눈 부위와 얼굴 등에 피하출혈이 발견됐다.

A 씨 측은 "B 씨의 턱과 볼 부위는 건드렸으나 다발성 뇌출혈이 발생할 정도로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얼굴을 톡톡 건드렸을 뿐이라거나 피해자가 스스로 넘어져 입은 상해라고 주장하는 등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 측은 1심 판결에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