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과 확전 피한 홍준표 "과거로 묻겠다"
입력 2023.04.14 09:51
수정 2023.04.14 09:53
"나를 밟고 지도력 회복할 수 있다면…"
여당 내 권력투쟁 시선에 부담 느꼈나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어제(13일) 있었던 불쾌한 일은 과거로 묻겠다"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의 대치 국면에서 한발 물러났다. 집권여당 내 패권 다툼, 권력 투쟁 등으로 비춰지는데 따른 부담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시장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과의 문제가 아니라 특정 개인 한 사람과의 문제에 불과하다. 오늘부터는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어제는 기쁜 일도 있었고 불쾌한 일도 있었다"며 "앞으로 대구미래 50년 사업의 출발점이 될 통합신공항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스스로 이사야라고 칭송한 욕설 극우 목사나 끼고 돌면서 거꾸로 나를 배제한 김기현 대표의 엉뚱한 화풀이도 봤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밟고 넘어가서 지도력을 회복할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그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평생 몸에 밴 살피고 엿보는 그 버릇을 쉽게 버릴 수 있겠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홍 시장은 다만 "어제 있었던 기분 나쁜 일은 불쾌한 과거로 묻겠다"며 "당과의 문제가 아니라 특정 개인 한 사람과의 문제에 불과하다"고 확전을 피했다.
전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우리 당 지도부를 두고 당 안팎의 인사들의 과도한 설전이 도를 넘고 있다"며 "수차례 자중을 요구했음에도 당에 악영향을 증폭시키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홍 시장을 정조준했다. 또한 공개 회의를 마친 뒤 비공개 자리에서는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 직에서 해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홍 시장은 "이참에 욕설 목사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라"며 "제정신으로 당 운영을 하고 있는지, 참 어이없는 당이 돼가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었다. 하지만 홍 시장이 이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며 한 발 물러난 만큼, 극한으로 치닫던 내홍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내려 앉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