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택 광주 동구청장 "문화관광 기반 구축·고향사랑기부제로 성장 이룰 것"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3.04.08 09:21
수정 2023.04.08 09:34

고향사랑기부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약 세 달이 지난 현재, 임택 광주 동구청장은 기부자들의 마음을 열기 위한 접근을 고민 중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특정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 개인이 기부를 하면 세액공제도 받고 답례품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연간 한도는 500만 원까지로, 기부자에게는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10만 원까지는 전액 공제, 10만 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의 세액공제가 된다. 지자체는 기부금의 30% 이내에서 답례품을 제공한다.


ⓒ광주 동구청

임 구청장은 행정안전부의 통제 아래서 진행되며 제도적 한계를 느끼고 있지만, 이런 상황 일수록 고향사랑기부제의 본질과 취지를 잃지 않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약 세 달간 고향사랑기부제를 안착시키기 위해 뭐가 필요한지 감을 좀 잡았습니다. 답례품도 중요하지만, 기부금을 어디에 쓸 건지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도시 같은 경우는 농촌과 비교해 특산품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피부로 느낀 세 달이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고향사랑e음 플랫폼을 구축해 기부금을 모으고 답례품을 선보였다. 그러나 행안부가 민감 플랫폼을 제한하는 지침을 내려 안팎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방정부를 살리기 위한 하나의 정부 정책으로 재방재정 확충, 재정 불균형 완화, 국가지역균형발전, 지역경제 활성화 등 지방 문제의 해법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고향사랑e음 플랫폼은 답례품 홍보에만 치중되어 있는가 하면, 기부금 사용처나 정보도 찾아볼 수 없다. 기부자기 이용하기에도 결제 단계가 복잡하고 민감 플랫폼에 비해 직관성이 떨어져 지적 받고 있다. 임 구청장 역시 행안부의 지침 아래서 활개를 못 펴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현재 고향사랑기부제 문제는 한 마디로 ‘통제에 너무 중심을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자체가 자율성을 가지고 기부금을 모금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말이죠. 모금을 위한 전 과정이 행안부 망을 중심으로 짜여 있고, 행안부 지침에 통제되어 있다 보니, 지자체마다 특성과 자율성을 가지고 특성을 살려 기부금 모집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무엇보다 기부하는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이것이 개선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두 번째는 문제는 홍보입니다. 홍보에 대한 제한도 너무 강하다 보니 고향사랑기부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지자체마다 장기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이외에 지정기부 시스템도 하루 빨리 도입됐으면 좋겠지만, 이건 어느 정도 고향사랑기부제가 정착이 되면 나아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월에는 전국의 기초 자치단체장들이 올해 처음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의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일본 연수 길에 올랐다. 임 구청장은 고향사랑기부제를 먼저 시행한 일본의 고향세 시스템을 살펴보며 각 지자체 담당자들과 적용 가능한 방안을 모색했다.


"공직자들의 열정과 지역사회와의 협력이 잘 되어야겠다란 걸 깨닫고 돌아왔습니다. 일본의 진세키고원은 유기견 보호 관련 지정 기부 사업으로 100억 원 이상을 모금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여기서 중요하게 본 건 모금액보다, 지역 활성화를 위해 어떻게 모금액을 활용할지를 고민했다는 점입니다. 지역사회 단체와 공직자들이 열정을 가지고 연구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또 사가현의 경우는 민감 플랫폼을 통해 성공적으로 고향세를 모금했는데, 고향사랑기부제가 활성화되려면 역시 제도적 개선, 그리고 기부금을 활용하는 지역사회의 노력 이 두 가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임택 구청장은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 상임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3월 발족된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협의회는 공정관광 담론 확산, 정책 어젠다 발굴, 법령 및 제도 개선 등 공정관광 활성화를 위하여 전국 자치단체장이 공동으로 참여한 전국 자지단체 협의체다. 현재 서울(성동구, 중랑구, 은평구), 광주(동구, 서구, 남구, 광산구), 경기(광명시, 안성시, 파주시, 수원시), 강원(양구군), 충남(부여군), 전남(신안군, 영암군, 장성군, 곡성군, 담양군, 화순군) 등이 회원 지자체다.


당초 이 협의체는 공정관광지방정부협의회라는 이름으로 출발했었지만, 최근 명칭을 바꿨다.


“우선 이름만 듣고도 이 지방정부 협의회가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이다를 느낄 수 있어야 되기 때문에 공정관광보다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된 개념인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했습니다. 지속가능관광지방정부가 진행하는 사업 중 하나가 고향사랑기부제와 관련된 연구 사업이라, 이런 점에서 지방정부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동구의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은 수제청·김치커피 ·별별동구 패키지 ·민화그림 ·관광굿즈 패키지 ·은제품 등 총 21개로 구성돼 있다. 임 구청장은 도시의 특색이 담긴 답례품으로 승부한다.


“9개 업체 21개의 답례품을 선정했습니다. 광주는 특히 문화예술의 저력이 있기 때문에 이를 특화한 답례품을 내놨죠. 유명한 카페거리 동명동의 수제커피, 유명한 제과점의 나비파이, 또 명인들의 공예품, 지역 예술인의 예술작품, 또 우리 지역이 문화 예술 쪽으로 저력이 있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개발을 하려고 합니다. 문화적인 환경을 이용해 뒤지지 않는 답례품들이죠. 관광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어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관광코스를 답례품으로 연결해 판매하는 것도 논의 중입니다. 도심이 갖고 있는 관광적 요소를 잘 활용해 이런 것도 하나의 답례품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기부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선택지를 갖게 되는 겁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금이 많이 모인다고 성공하는 정책이 아니다. 이후가 더 중요하다. 기부금을 어디에 사용할 것이며, 이를 통해 지역의 활성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광주 동구는 문화 예술 측면에서 역사와 전통이 있으니 이와 관련한 기부금 사업과 아이들에 대한 문화 예술 지원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기부금 사업에 대해 전국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켜, 이걸 통해 기부금을 높이는 게 제 전략입니다.”


임 구청장의 정책을 살펴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키워드는 ‘아이들 교육 사업에 진심’이라는 점이다. 그는 학생문화 예술 활동 성과 공유와 활성화를 위한 협력,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문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2019년 시행된 통기타 행복교실은 4개 초등학교 5학년 학생 95명 대상으로 실시돼 올해는 30학급 600명으로 점차 확대·운영 중이다.


“지금 광주 동구가 인문도시 사업 중에 하나로 초등학생들에게 통기타 교실을 3년째 운영을 하고 있어요. 또 인문 지도자 과정이라든지, 재능아동 꿈나무 사업, 방과 후 지역아동센터 동아리 활동 지원 사업 등아이들을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죠. 이 곳이 인구 소멸 관심 지역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광주 동구에 사시는 분들이 이사 가지 않도록 보육 환경, 교육 환경의 질을 높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전국에서 인구 증가 12권 안에 들었어요. 광주 내에서는 유일한 증가이고요. 기부금 사업 역시 이 방향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임 구청장은 민선 8기로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낡고 쇠퇴했던 도시 이미지를 벗어나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싶은 동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와 관련 체류형 문화 관광 도시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동구 곳곳에 산재해 있는 유무형의 관광자원들에 숨을 불어넣기 위해 동구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권 ▲무등산국립공원권 ▲지산유원지권 등 3개 권역으로 나누어 문화관광 콘텐츠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동구는 ‘체류형 관광도시’ 기반을 다지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전국적인 인구 감소 추세에 맞물려 상주인구가 늘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그 대신 문화관광 콘텐츠를 강화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하룻밤 머물고 싶은 곳으로 만드려고 합니다. 문화전당권 개발은 이미 본궤도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5·18민주광장에 ‘빛의 분수대’를 조성한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26년까지 ‘빛의 읍성’, ‘빛의 뮤지엄’, ‘빛의 거리’ 등 미디어아트와 결합한 야간 관광의 거점으로서 발돋움한다는 계획입니다. 뒤이어 ‘무등산권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 지역주민과 관광객 모두 무등산의 생태환경을 즐길 수 있도록 관광자원을 정비하고, 무등산 산책길투어, 생생문화재, 미술관투어 등 특화 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산유원지권은 예술과, 웰니스를 키워드로 신양파크호텔 부지를 활용한 힐링복합문화공간 조성을 시에 제안하는 등 지산유원지권 관광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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