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KT 사외이사 3명 모두 재선임 반대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3.03.29 16:08
수정 2023.03.29 17:18

현대차, 모비스 31일 KT 주총서 반대표 행사 방침

"이사선임 의사결정 과정서 대주주 의견 반영 없어"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전경. ⓒ데일리안

KT 2대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이 KT 사외이사 중 자진 사퇴하지 않은 3명의 재선임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1대주주인 국민연금에 이어 2대주주까지 등을 돌리며 여권으로부터 ‘이권 카르텔’이라는 비판을 받은 사외이사 5인방이 사실상 ‘전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KT 지분을 가진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오는 31일로 예정된 KT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안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KT 사외이사 중 이강철·벤자민 홍 사외이사가 일신상 이유로 사퇴한 데 이어 지난 28일 김대유·유희열 사외이사도 자진 사임해 현재까지 남은 KT 사외이사는 4명이다.


이들 중 임기가 남은 김용헌 사외이사를 제외하고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표현명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외이사 등 3인은 오는 31일로 임기가 만료돼 주총에서 재선임 여부를 승인받아야 한다. 강충구·여은정 이사는 감사위원 후보로도 내정됐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이들 3인에 대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선임 안건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KT 지분은 현대차가 4.69%, 현대모비스가 3.1%로 총 7.79% 수준이지만, 소액주주들도 현대차그룹의 판단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더욱 더 요구되는 소유분산기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이사선임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대주주의 의견이 반영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서 그런 절차가 없었다는 점을 문제삼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표이사 선임 논란 및 이사회 운영의 안정성 훼손 논란에 있어서 기존 사외이사들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해당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재판중인 구현모 사장을 해임하지 않는 등 지배구조 감독 및 리스크 관리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