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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제작진도 이제 근로자"…판결의 의미는 [디케의 눈물 328]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4.11.20 05:04
수정 2024.11.20 05:04

서울중앙지법, 7일 유튜브 '자빱TV' 스태프 15명에 근로자성 첫 인정…총 2억여원 지급 판결

법조계 "과거엔 근무 장소 및 시간 특정 여부로 근로자 판단…최근 지휘·감독 여부 중요해져"

"일 하기 전 대기 시간도 근로시간…단체 대화방서 업무 내용 주고받는 시간도 근무로 인정"

"유튜브 제작진, 근로자성 첫 인정…다변화 시대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 권리 인정한 판결"

ⓒ게티이미지뱅크

유튜브 채널을 관리하는 제작진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고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최근 나왔다. 법조계에선 '근로자성'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용종속성'과 지휘 감독 여부라며 재택근무 등 어떤 방식으로든 사용자의 지휘 및 감독을 받으면서 일을 했다면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유튜브 제작진에 대한 근로자성을 인정한 첫 판단이 다변화 시대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 권리를 인정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정회일 부장판사)는 7일 김모씨 등 유튜브 채널 '자빱TV' 스태프 15명이 채널 운영자 이모씨를 상대로 낸 임금지급 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씨가 김씨 등에게 1인당 600만원~3300만원 상당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스태프 15명에게 인정된 총금액은 2억2천만원이다.


앞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지난 2022년 '자빱TV'의 전 스태프인 김씨 등 15명을 대리해 임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민변에 따르면 해당 스태프들은 '자빱TV'에서 방송 콘텐츠 기획, 음향 작업, 촬영 등 유튜브 채널 제작 전반에 관한 업무를 수행했지만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고 제대로 된 임금조차 받지 못했다. 근무 시간이나 운영자로부터 받은 급여 등은 각자 다르지만 노동시간과 급여를 고려하면 시급이 2000원에 불과한 경우도 있었다.


이들은 유튜브 채널의 운영자를 도와 콘텐츠를 만드는 스태프들을 프리랜서가 아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채널 운영자 측은 이들이 근무 시간과 장소가 자유로운 프리랜서였다고 항변했다. 재판에선 '근로자성'을 인정할지가 주요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유튜브 스태프를 운영자의 지휘·감독을 받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판단했고 근무 시간은 온라인 대화방 접속 시간을 기준으로 인정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노동법 전문 박성우 노무사는 "근로자성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용종속성'과 지휘 감독 여부이다. 근로계약은 근로자의 시간을 사용자에게 판매하는 계약이므로 재택근무 등 어떤 방식이든 사용자의 지휘 및 감독을 받으면서 시키는 대로 일을 했다면 근로자로 본다"며 "과거 전통적인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판단하는 요소에는 근무 장소가 특정됐는지, 시간이 정해져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였으나 최근에는 사용자의 지휘 및 감독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근무시간에는 일하기 전 대기하는 시간도 포함된다. 출근 전 혹은 퇴근 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등에서 업무 관련 내용을 주고받은 시간도 모두 근무로 인정되어 근로시간에 포함되는 것이다"며 "이번 판단은 유튜브 편집자 등 스태프들에 대한 근로자성을 인정한 첫 판결로,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변화되고 있는 시대에 걸맞게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 권리를 인정한 판결이다"고 강조했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형식적으로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업무상 지시를 하고 출퇴근 시간을 통제하는 등 실질상 근로자인 경우가 많다"며 "실제 프리랜서라면 위탁 계약 취지에 따라 대략적인 업무 내용만 제시하는 등 간섭, 지시를 최소화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업무상으로 계속 지시, 간섭을 하고 출퇴근을 통제하는 등 근로자로 대우하였다는 자료가 현출되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헬스장 트레이너, 미용실 직원 등도 형식적으로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질적으로 근로자로 대우해서 근로자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판례의 태도에 따라 근로자성이 인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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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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