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n범? 이재명, 서초동에 상주하게 돼 당무 불가능
입력 2023.03.31 04:04
수정 2023.03.31 05:11
‘전과 n범’ 될수도 있는 이재명의 15개째 ‘혹’ 위증 교사
대장동 등 이미 14건 기소 또는 수사 중
한동훈, 거짓말 검찰 직접 수사 대상
이재명, “검찰의 또 다른 신작 소설”
이재명의 범죄 혐의는 그 개수를 세기가 어렵다.
그 내용은 더 따라잡기 어렵다. 일반인들은 그냥 대장동, 성남FC, 쌍방울 등 귀에 익은 지명, 회사명 같은 고유명사가 들어가는 사건들만 기억하면서 재판에 넘겨진 것들이 현재도 많고, 앞으로도 수사가 계속될 것들이 부지기수라는 정도로 ‘이재명 고구마 뿌리’를 이해하고 있다.
변호사 서정욱은 민주당 대표 이재명의 ‘서초동 상주’를 전망한다.
“검찰이 이미 기소한 사건들 재판만도 주 2회와 격주 1회로 열린다. 곧 추가 기소될 사건들을 합하면 전 대통령 박근혜가 받았던 주 4회 재판을 이재명도 받게 될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이 있는 서초동에 상주하는 상황이 돼 당무 보는 게 불가능해진다.”
이재명은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김문기, 백현동 거짓말 재판을 이달 초부터 받고 있다. 또 엊그제 대장동, 위례, 성남FC 등으로 기소돼 재판 일자가 늘어나게 된다.
검찰이 계속 중이거나 계획 중인 이재명 관련 수사는 백현동, 정자동, 쌍방울, 428억원 약정, 8억원 정치자금, 변호사비 대납, 경기도 법인 카드, 2402호 아지트 등이다. 큰 거만 세어도 14개가 기소됐거나 기소될 예정이므로 이재명 재판은 요일 잡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스케줄이 이렇게 터져 나갈 지경인데, ‘혹’이 또 하나 추가됐다. 위증 교사(敎唆)다. 증인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부추긴 혐의다.
사건은 21년 전인 2002년 성남시장으로 김병량(민주당, 2015년 작고)이 재직할 때다. KBS <추적 60분> PD 최철호가 당시 개발 비리로 시끄러웠던 백궁 정자 파크뷰 특혜 분양 의혹을 취재하면서 변호사 이재명과 공모를 했다.
최철호는 뽀빠이 이상용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킨 인물이다. 1995년 심장병 어린이 치료비 모금 활동을 하던 그가 모금액을 횡령했다는 방송을 해서 한때 실명을 겪고, 자살 시도까지 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관광버스 가이드로 연명하는 고통을 겪도록 했다.
이 사건은 2년 후 검찰이 기소할 범죄 혐의를 못 찾아 무혐의 처분됐다. 이상용이 누명을 썼다는 게 증명된 검찰 수사였으나 언론은 난리를 친 횡령 의혹과는 달리 이 무혐의 결론은 1단으로 보도했다.
KBS는 도리어 이상용이 한 인터뷰에서 횡령 의혹 보도가 ‘정치 보복’으로 의심된다는 언급을 한 걸 가지고 명예훼손으로 그를 고소했다. 무고(誣告)를 따져야 할 사람이 무고당한 것이다.
이 최철호가 이재명 변호사 사무실에 취재 본부를 차리고 김병량을 잡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가 취재에 응하지 않자 검사라고 거짓말해 대답을 녹음했다. 이재명이 그 사기 취재를 코치하고 도와줬다.
이재명은 최철호에게 사칭할 검사 이름을 가르쳐 줬다. 최철호가 경상도 억양이 있는, 백궁 지구 시민단체에서 성남시장을 고발한 사건 담당 검사 이름을 묻자 서 아무개를 떠올린 것이다.
그리고 카메라에 귀를 바짝 대고 김병량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메모와 낮은 목소리로 질문할 내용을 일러 줬다. 검사 사칭 인터뷰에 성공한 테이프를 건네받은 이재명은 이걸 성남시장 후보 시절 틀었다.
결과적으로 김병량을 꺾고 꿈에 그리던 시장에 당선됐으나 법정으로 간 검사 사칭 사건으로 향후 선거 출마가 불가능해질 위기에 처했다. 이걸 살려 준 게 김만배와 권순일의 대법 재판 거래 의혹이다. 친형 강제 입원 거짓말 등이 권순일 주도로 모두 무죄 취지 환송 결정이 내려졌다.
검사 사칭 거짓말은 1심부터 무죄였다. 이 판결에 백현동 사건 핵심인 전 이재명 시장 선대본부장 김인섭의 측근 김모 씨의 위증이 주효했을 것으로 검찰은 본다. 이재명과 그사이에 이뤄진 여러 차례 위증 교사 내용 통화 기록이 백현동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됐다.
“이재명을 고소한 김병량 전 시장 측에서 이재명을 사칭 주범으로 몰아가자는 의견이 있었다. 이재명이 누명을 썼다.”
김병량의 수행 비서 출신인 김 씨가 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재판에서 이렇게 ‘내부자 고발’을 하니 법원에서 최철호와 공동정범(공무원 사칭)으로 벌금 150만원이 선고된 20년 전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이재명은 개발 브로커가 된 그를 구워삶은 효과를 똑똑히 봤다.
김 씨는 김인섭과 백현동 인허가 특혜를 받아 준 대가, 경기도 지자체에 물자를 납품케 한 대가 등으로 뇌물을 받은 알선 수재 혐의 수사를 받고 있다. 위증과 거래했다는 냄새가 진동한다.
법무부 장관 한동훈은 김 씨와 이재명의 거래가 헌법재판소의 이번 ‘궤변 장난 재판’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이라고 언명했다.
“위증이나 무고는 검찰 단계에서나 확인할 수 있다. 경찰 단계에서는 확인이 어렵다. 이재명 대표의 검사 사칭 관련 위증 교사 의혹은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할 말 없으면 ‘신작 소설’로 치부하고 싶은 게 이재명이다.
“(검찰이) 또 다른 신작 소설을 시작하는 모양인데, 그래도 기초적인 사실은 좀 확인하고 하는 게 좋겠다.”
‘기초적인 사실’은 이미 확인돼 있다. 2003년 검사 사칭은 유죄가 확정됐으나 선거에 출마해 누명을 썼다고 거짓말했다가 ‘위증과 재판 거래’로 선거법 위반이 무죄가 된 것이었다.
이재명의 전과는 4범에서 n범이 될 예정이다. n은 사실상 무한대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