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불법행위 바로잡을 것"…전장연 "불법 저지르지 않았다, 갈라치지 말라"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입력 2023.03.23 14:45
수정 2023.03.23 19:57

오세훈 "오래 공들여 쌓은 장애인 인식에 피해 주는 행위, 장애인 입장서도 지혜롭지 않아"

전장연 "법정 권고 조항인 5분 이내에 지하철 탈 것…출근길에 연착 없도록 할 것"

전장연, "대화 창구 열려있다" 서울시 입장에…무리하게 지하철 탑승 시도하지 않아

장애인 권리예산 관련 행동하는 4호선에서는…4월 20일까지 탑승 시위 유보 방침

23일 서울 시청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들이 서울 420 장애인차별철폐연대 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한 데 대해 "불법 행위는 반드시 바로잡겠다"며 강경 대응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장연은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우리가 타는 행위 자체를 시위나 연착투쟁으로 갈라치지 말라"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페이스북에 재즈피아니스트이자 장애인 인식 개선 강사로 활동해온 시각장애인 강상수 씨의 글을 공유하며 "이 분 말씀대로 오래 공들여 쌓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에 피해를 주는 행위는 장애인 입장에서도 지혜롭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강씨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다 역무원의 도움을 받아왔다며 "시각장애인 안내 서비스가 의무이긴 하지만 원활히 제공받지 못했다고 지하철을 막고 드러누우면 안 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을 향해 "죽어가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살리기 위해 전장연의 시위를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오세훈 서울시장.ⓒ페이스북

박경석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서울시 420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출범식을 한 뒤 오 시장의 입장 발표에 대해 "불법을 저지르는 게 아니다"라고 일축하고, "저희는 법정에서 권고 조항인 5분 이내에 지하철에 탈 것"이라며 "출근길에 연착없이 타겠으니 저희가 타는 행위 자체를 시위나 연착투쟁으로 갈라치지 말라"고 반박했다.


출범식 이후 오후 3시30분께까지 자리를 지켰던 전장연은, 서울시가 '대화의 창구는 열려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만큼 무리하게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다만 전장연 활동가 약 200명이 시청역 승강장에 모여들면서 환승 구간이 통제되기도 했다. 전장연은 비슷한 시각 삼각지역에서 지하철 행동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장애인 권리예산 관련 행동을 하는 4호선에서는 다음 달 20일까지 탑승 시위를 유보하기로 했다.


앞서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께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상행선 10-4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오전 8시48분께부터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으나, 지하철 보안관과 경찰의 저지로 탑승하지 못했다. 전장연은 서울시가 오는 31일까지 진행 예정인 장애인활동지원급여 수급자 대상 일제점검에 대해 '특정 단체를 염두에 둔 표적 수사'라고 반발하며 시위를 재개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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