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만나 '중러관계' 과시…美 "러 위한 시간끌기 전략"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입력 2023.03.21 11:47
수정 2023.03.21 14:08

시진핑, 2박3일 국빈 방문 일정 시작

"2024년 대선에서 국민 푸틴 지지할 것 확신"

푸틴 "친애하는 친구…中과 우크라 대해 논의할 것"

美 " 시간 끌기 위한 전략일뿐 건설적 외교 아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에서 비공식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비공식 회동으로 2박3일의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양국 정상은 서로의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 공조를 과시했다.


AP·로이터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20일(현지시간) 오후 모스크바 브누코보 제2공항에 도착한 후 크렘린궁을 찾아 푸틴 대통령과 비공식 회담을 가졌다. 회담은 오후 4시 반부터 9시까지 약 4시간 반 동안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전 공개 발언을 통해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면서 시 주석의 3연임을 축하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시 주석의 노고가 높이 평가됐다"면서 "시 주석의 지도력 하에 중국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시 주석이 중러 관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안다"며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한 항목을 알고 있다. 러시아는 항상 협상에 열려 있으며 중국과 우크라이나 관련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난해 양국 무역 규모가 1850억 달러 규모(약 242조3000억원)로 지난 10년간 2배로 급증한 사실을 언급하며 "양국은 많은 공통의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찾게 돼 매우 기쁘다"며 "러시아는 주석에 연임된 뒤 처음 방문한 나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각국의 번영을 위해 노력했고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할 수 있다"며 "양국은 포괄적 전략적 협력의 파트너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지도하에 상당한 국가 발전을 이뤘다"며 "2024년 대선에서 러시아 국민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의 대면 만남은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계기로 양자 정상회담을 가진 후 6개월 만이다. 이들 정상은 이번 방문 기간 동안 양국 관계 및 주요 국제·역내 현안에 대해 의논할 예정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방안도 논의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 조정관. ⓒEPA/연합뉴스

반면 미국은 중국이 평화 중재안을 거론하며 러시아군이 재정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끄는 전략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휴식을 취하고 군대를 재정비한 후 더 유리한 시기에 전쟁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 중요한 원칙을 우선시하지 않는 모든 계획은 시간을 끌기 위한 전략일뿐 건설적인 외교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세계는 중국이나 다른 어떤 나라의 지원을 받는 러시아가 전쟁을 동결하려는 어떤 전략적인 행동에도 속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 조정관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를 회복하기 위한 실행 가능한 경로 없이 전쟁을 동결하려는, 중국의 도움을 받은 러시아의 어떤 전술적 조치에도 속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를 존중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직접 압박하길 권한다"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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