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부 기한 다가오는데…’ KBL 최후통첩, 캐롯 선수들 사기 어쩌나
입력 2023.02.17 09:19
수정 2023.02.17 09:19
가입금 잔여분 미납부시 6위 안에 들어도 플레이오프 못 나가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자금난을 겪고 있는 프로농구 고양 캐롯이 6위 이상의 성적을 내도 자칫 플레이오프(PO)에 나서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KBL은 16일(목) 오전 8시 30분 논현동 KBL센터에서 제28기 제3차 임시총회를 개최, 최근 자금난을 겪는 고양 캐롯이 3월 31일까지 특별회비(가입금) 잔여분 10억 원을 납부하지 못하면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출전을 불허하기로 재확인했다.
만약 캐롯이 정규리그 6위 안에 들면, 캐롯 대신 차하위 팀이 한 단계씩 순위를 올려 6강 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된다. 캐롯이 현재 순위인 5위로 정규리그를 마치면 6위 팀이 5위, 7위 팀이 6위 시드를 배정받아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KBL이 지난해 10월 11일 긴급이사회에서 논의된 사안을 재확인 한 것은 사실상의 최후통첩이나 다름없다.
2021-22시즌이 끝난 뒤 기존 고양 오리온 농구단을 인수한 데이원스포츠는 손해보험회사인 캐롯손해보험을 네이밍 스폰서로 유치해 ‘고양 캐롯 점퍼스’라는 팀 명칭으로 올 시즌부터 프로농구판에 뛰어 들었다.
기존 구단들처럼 모 그룹에 의존하는 형태가 아닌 프로농구 최초로 네이밍 스폰서를 도입하는 새로운 운영방식으로 자생력을 갖춘 구단을 만들겠다는 계획이었지만 행보는 불안했다.
시작부터 삐걱댔다. 가입금을 제 때 내지 못하자 KBL이 최후통첩을 보냈고, 가까스로 1차분을 납입했다. 하지만 2023년 3월 31일까지 또 다시 잔여 가입비(10억 원)를 납부해야 하는데 현재 모기업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경영 사정 악화로 선수단 급여 지급도 두 달 연속 밀리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결국 창단 1년 만에 구단 매각 협상 절차를 밟고 있다.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역시 선수들이다.
고양 캐롯은 현재 21승 19패로 5위에 자리하고 있다. 7위 수원 KT와는 4게임차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현재 구단이 돌아가는 상황, 좋은 성적을 거둬도 6강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없다는 불안감은 선수들의 사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입금 잔여분 미납시 6강 플레이오프 출전 불허는 지난해 10월 11일 긴급이사회에서 논의된 사안으로 새로울 것은 없지만 납부 마감일이 다가오는 현 시점에서 선수들이 받아들이는 체감 온도는 4개월 전과는 확연히 다를 수 있다.
현재 구단이 돌아가는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 선수들도 믿음을 갖고 운동에 집중하기 쉽지 않은 여건임은 분명하다.
한편, 고양 캐롯은 17일 창원LG를 상대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온갖 악재 속에서도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집중력과 투혼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