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보는 통계] 취업, 준비만 최소 1년…‘백수'에게 응원을
입력 2023.01.24 07:30
수정 2023.01.24 07:30
청년 78만 명, 첫 구직에 3년 이상 소요
평균소요기간 남 15개월, 여 11개월
전경련 설문 “10명 중 7명 구직 단념”
아직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청춘들에게 명절이 늘 반가울 수는 없다. 일가친척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안부를 묻고 오랜만에 만난 사촌들끼리 담소를 나누는 일은 좋지만, 취업 이야기가 나오면 어깨를 움츠리기 마련이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졸업 후 첫 일자리를 구하는 데 3년 넘게 시간을 쏟은 청년이 78만 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졸업 후 취업 경험이 있는 20∼34세 청년 가운데 첫 취업에 3년 이상이 걸린 사람은 지난해 상반기(5월) 기준 78만1000명에 달했다. 2년 이상 3년 미만은 47만 명, 1년 이상~2년 미만은 90만7000명으로 조사됐다.
전체 졸업·중퇴 후 취업 유경험자 721만6000명과 비교하면 취업에 3년 이상 걸린 경우가 10.8%다. 졸업·중퇴자 10명 가운데 1명 이상은 취업까지 3년 이상 걸렸다는 의미다.
첫 취업까지 3년 이상 소요되는 경우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 상반기 72만2000명이던 숫자가 20201년 76만8000명으로 늘었다. 다시 2022년에는 78만1000명으로 증가하면서 구직 애로 상황을 확인시켰다.
첫 취업 평균소요기간은 13개월로 남자는 15개월, 여자는 11개월이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뚜렷한 취업 준비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낸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3년 넘게 취업하지 못한 상태로 집에서 시간을 보낸 청년은 8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고졸자는 5만 명, 전문대 졸업자는 1만9000명이다. 이 외 대졸자 9000명, 중졸자 5000명 순이다.
힘든 취업 현실은 지난해 10월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에서 재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에서도 알 수 있다.
전경련이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과 졸업(예정)자 2469명을 대상으로 ‘2022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66.3%는 취업준비기간으로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가운데 ‘1년 이상’으로 내다본다는 응답 비중은 36.4%에 달했다.
대학생 29.6%는 대졸 신규채용 환경이 ‘지난해보다 어렵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좋다(5.6%)’고 응답한 숫자보다 5배 이상 많다.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응답은 29%를 기록했다.
4학년 또는 졸업 예정이거나 졸업한 대학생 10명 가운데 7명(65.8%)은 사실상 구직을 단념한 상태였다. 이들은 구직활동을 ▲의례적으로 하고 있음(31.8%) ▲거의 안 함(26.7%) ▲쉬고 있음(7.3%)이라고 답했다. 반면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응답 비중은 10명 중 2명(16%) 수준에 불과했다.
구직에 적극적인 대학생들은 평균 6.7회 이력서를 냈다. 이 가운데 서류전형 합격 횟수는 평균 2.4회로 서류전형 합격률이 35.8%에 그쳤다.
취업준비 과정의 어려움에 대해선 경력직 선호 등에 따른 신입채용 기회 감소(28.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원하는 근로조건에 맞는 좋은 일자리 부족(26%) ▲체험형 인턴 등 실무경험 기회 확보 어려움(19.9%) ▲물가 급등에 따른 취업준비 비용 부담 증가(13.9%) 등의 순으로 답했다.
전경련은 “기업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경력직 채용을 선호함에 따라 직무 경험이 부족한 신규 대졸 구직자들의 취업준비기간이 장기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경련은 “구직자들은 기업 규모보다 직무 경험 쌓기에 초점을 맞추어 직무 관련 인턴십 또는 아르바이트, 직무 유관 교육 및 실습 수강 등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취업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