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패’ 승부차기…그 잔인함의 모든 것 [YOU KNOW]
입력 2022.12.06 12:30
수정 2022.12.06 12:30
일본 축구, 2010년에 이어 이번에도 승부차기서 탈락
아르헨티나-독일-브라질은 승부차기에 유독 강한 팀
일본 축구가 다시 한 번 승부차기에서 울었다.
일본은 6일(한국시각)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크로아티아에 져 탈락했다.
정규시간 9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 접전까지 치르고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일본 선축으로 시작한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키커 미나미노의 슈팅을 크로아티아 골키퍼 리바코비치가 막아냈다. 크로아티아 첫 키커 블라시치는 성공했고, 일본은 두 번째 키커 미토마마저 골키퍼에 막혔다.
크로아티아는 브로조비치가 성공시키며 2골 차로 달아났다. 일본은 세 번째 키커 아사노가 처음으로 승부차기에 성공했고, 크로아티아의 세 번째 키커 리바야의 킥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승부차기는 다시 팽팽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캡틴 요시다 슈팅이 또 골키퍼에 막혔고, 크로아티아가 바로 골을 넣고 3-1로 앞서 승리를 차지했다.
축구에서 승부차기는 토너먼트 등 승자를 반드시 가려야 하는 경기서 실시하는 룰이다. 양 팀에서 각각 5명씩의 키커가 나와 번갈아 가며 슈팅을 시도하고 승부가 나지 않으면 계속해서 1명씩 추가되는 방식이다.
이론상 키커가 골키퍼보다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슈팅 지점에서 골대까지의 거리가 11m이고 강하게 찬 슛은 0.4초 만에 골대에 도달한다. 골키퍼가 한쪽 방향으로 몸을 던지는 반응 시간이 0.6초이기 때문에 정확히 구석을 노리고 찬 슛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정설.
그러나 실제 축구에서는 골키퍼가 훨씬 더 유리하다. 아무래도 심리적인 요인이 성공 여부에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즉, 골키퍼 입장에서는 5번의 기회가 주어지고 한 번만 막아도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반면, 슈팅 기회가 단 한 번뿐인 키커는 이로 인한 부담으로 실축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도 ‘성공하면 승리’ 상황에서의 성공률이 매우 높고, ‘실패하면 패배’ 상황에서 성공률이 낮은 이유 역시 심리적인 요인과 무관하지 않다.
월드컵에서 승부차기는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첫 도입이 되었고, 다음 대회였던 1982년 스페인 월드컵 4강에서 첫 시행됐다. 서독(현 독일)과 프랑스가 맞붙어 한 명씩 실축했고 6번째 키커에서 승부가 갈려 서독이 승리했다. 당시 서독에서 유일하게 성공하지 못한 선수가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인 것은 덤.
월드컵 무대에서 승부차기 유독 강한 국가들이 있다.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역사상 가장 많은 5번의 승부차기를 경험했고 4승 1패(승률 80%)로 매우 높은 승률을 보였다. 특히 1990년 대회에서 신들린 선방으로 두 차례나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세르지오 고이고체아 골키퍼는 승부차기의 전설로 남아있다.
독일(4승 무패)과 브라질(3승 1패)도 승부차기 매우 강한 나라들이며 이번에 일본을 꺾은 크로아티아도 3전 전승으로 이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 잉글랜드, 스페인(이상 1승 3패), 그리고 네덜란드(1승 2패)는 승부차기를 피하고 싶은 국가들이다. 일본 역시 2전 전패로 승부차기 약체팀 라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축구는 2002 한일 월드컵 8강 스페인전에서 딱 한 차례 승부차기를 펼쳤고 호아킨 산체스의 슈팅을 막은 이운재, 그리고 마지막 키커였던 홍명보가 성공시킨 뒤 두 팔을 펼친 세리머니는 애국가의 한 장면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