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경제·민생에 '방점' 예고…27일 참모회의 '생중계'도
입력 2022.10.24 04:00
수정 2022.10.24 04:00
오는 27일 '비상경제민생회의' 90분간 생중계
이례적 형식…참모들과 '경제 현안' 끝장 토론
국민들 경제 우려↑…문제 해결 강력 의지 전달
"대통령 구상 국민에 상세히 전하기 위해 마련"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와 민생에 방점을 두고 이를 국민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여야의 대치 정국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야당의 공세도 날로 거세지고 있지만, 이에는 확실하게 선을 긋는 모습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27일 경제 관련 부처 장관 및 참모들과 함께 진행하는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전체 생중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40여명에 달하는 참가지들이 부동산·금융·물가 등 각종 경제 현안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는 모습을 날것 그대로 국민들에 보여주겠다는 방침이다.
주말 동안 별다른 공개 일정을 갖지 않았던 윤 대통령은 평일인 오는 24일에도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회의 준비에 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회의를 90분동안 생중계하는 이례적인 형식으로 국민적 관심이 쏠릴 것이 예상되는 만큼, 보다 심혈을 기울여 경제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고스란히 전달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생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는 어느 때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는 데 따른 조치의 일환이다. 지난 21일 발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 66%가 향후 1년간 우리나라의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최근 3년간 이뤄진 같은 조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대통령실은 이처럼 경제와 민생에 대한 불안감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평가를 보낸 이유로 '경제·민생을 살피지 않는다'가 '외교'에 이어 두 번째 순위를 기록하는 등, 경제 행보 전반에 대한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제기된 바 있다.
대통령실 안팎에 따르면 11번째 개최되는 비상경제민생회의 생중계 결정의 배경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그간 전국 각지의 민생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목소리를 경청하고, 각종 정책 방안을 고민했음에도 별다른 국민적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 한 데서 여러 차례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리스크 대처를 위한 대통령의 구상과 방안을 국민께 상세히 전하고 극복 의지를 하나로 모으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 설명했다.
여권에서는 이번 비상경제민생회의 생중계를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규제개혁회의'를 생중계로 진행했던 2014년을 떠올리는 기류도 감지된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규제개혁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대한민국 미래를 빼앗는 죄악"이라는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하며 참모들을 질책했던 모습이 많은 화제를 낳았고, 지지율 상승으로도 이어졌던 사례를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다.
한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생중계는 여러 기회와 위험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만큼, 보다 철저한 준비와 신중한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라며 "경제·민생 문제 해결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켜보는 국민이 십분 공감할 수 있는 어젠다를 전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