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 프랑스 소설가 아니 에르노 수상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2.10.06 21:50
수정 2022.10.06 21:55


올해 노벨 문학상은 자전적 소설로 작품세계를 구축한 프랑스 현대문학 거장 아니 에르노(82)가 수상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6일(현지시간) 아니 에르노를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림원은 선정한 배경에 대해 “개인적인 기억의 뿌리와 소외, 집단적인 구속을 드러낸 그의 용기와 꾸밈없는 날카로움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에르노는 일관되게 다양한 시선에서 성별·언어·계급에 관한 불균형을 탐구해 왔고, 그녀의 작가의 길은 길고도 험난했다”고 덧붙였다.


1940년 9월 1일 프랑스 노르망디의 소도시에서 카페 겸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소상인의 딸로 태어났다. 루앙대학교 현대문학과에 진학해 글쓰기를 시작했고, 이후 중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을 했다. 1971년 현대문학교수 자격시험에 합격한 뒤 2000년까지 문학교수로 재직했다. 1974년 자전적 소설 ‘빈 옷장’으로 등단했다.


아니 에르노의 작품은 대부문 자전적 소설이다. 1984년 르노도상 수상작인 ‘남자의 자리’는 하류층 노동자였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이고 ‘한 여자’는 어머니의 삶을 그려냈다. ‘단순한 열정’은 자신의 연애담인데, 당시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불륜 스토리다.


그는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를 쓴 적은 한 번도 없다’는 소신대로 작품에서 인간의 욕망과 날 것 그대로의 내면의 감정과 심리를 거침없이 파헤쳐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선정적이고 사실적인 내면의 고백은 때론 논란이 되는 문제작을 낳기도 했다. 40여 년간 발표한 20여편의 작품은 낙태와 실연, 질투 같은 말하기 어려운 소재를 길어올렸다.


국내에는 ‘빈 옷장’, ‘단순한 열정’, ‘사건’ 등이 출간돼 있다. 이 중에서 ‘사건’은 영화 ‘레벤느망’의 원작으로 프랑스에서 낙태가 불법이던 시절 자신의 임신 중절 경험을 담았다. 봉준호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은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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