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계속되는 도발...홍준표·유승민 한목소리 "핵전략 전면 재검토해야"
입력 2022.10.06 05:00
수정 2022.10.06 23:14
"국가 안보 입으로만 외치는 평화가 아냐...韓 대응방향 다시"
안철수, 남북대화 강조한 文 비판 "文과 결별 가장 잘한 일"
북한이 최근 열흘 사이 5차례 미사일 도발에 나서며 역내 긴장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발(發) 안보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등 여권 일각에서 미군의 핵 공유를 비롯한 대북 핵전략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5일 페이스북에 "대북 핵전략을 전면 재검토 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국가 안보는 입으로만 외치는 평화가 아니고 철저하게 군사균형을 통한 '무장 평화'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핵전쟁 위협사태는 앞으로 세계 비핵화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수밖에 없는 사태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 북한 핵전력에 대한 한국의 대응 방향을 다시 정해야 하는 가늠자로 작용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과거 세계 3위의 핵탄두 보유국이던 우크라이나가 미국·영국·러시아 안전보장을 약속받고 핵무장을 해제한 점을 거론했다. 그는 "지금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안전보장을 약속했던 러시아의 침략과 핵공격 위협에 직면해 있고 이를 방어해 줘야 할 미·영은 러시아의 핵위협에 속수무책인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연 북이 고도화된 핵전력으로 미 본토 공격과 일본 본토 공격을 천명하고 우리를 핵공격 한다면 그때도 미국·일본의 확장억제 전략이 우리의 안전보장을 위해 북을 핵으로 공격할 수가 있을까요?"라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북한의 전날 IRBM 발사를 거론하면서 "이제는 우리가 새로운 게임체인저를 만들어 가야 한다"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핵 공유, 전술핵 재배치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우리는 '결연한 대응, 긴밀한 한미공조'를 앵무새처럼 되풀이한다. 앞으로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고 7차 핵실험을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말의 성찬, 'No Action Talk Only'(행동은 없고 말만 하는 것)는 아무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전투기를 띄우고 미군이 핵항모와 전략자산으로 무력시위를 해도 지나가면 그만이다. 대북 추가 제재도 중국, 러시아가 반대하면 성사되기 어렵다"면서 "미국의 확장억제만 믿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썼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식 핵공유, 핵무장에 반대했다. 지난번 NATO 정상회담에 갔을 때도 핵공유는 꺼내지도 않았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SM3(요격미사일), 신형 패트리엇과 우리가 개발한 M-SAM(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 L-SAM(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 등 미사일 방어망도 획기적으로 확충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새로운 게임체인저를 준비하는 액션을 시작해야 김정은의 핵 협박을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당권주자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 도발에 대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을 감행한 지난 4일 문 전 대통령이 남북 대화를 강조한 것에 대해"(문 전 대통령이) 10.4 공동선언 15주년 성명에서 '주변 강대국에 의존하며 종속되는 것'은 안 된다고 했다. 여기서 주변 강대국은 어디냐"며 "미국에 한반도 위기의 책임을 돌렸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동맹을 부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무책임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며 "문 전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이미 '한반도 대리운전자론'으로 조롱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삶은 소대가리란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김정은이 가라는 대로 가는 운전자라는 것"이라며 "결국 문 전 대통령의 10.4 공동선언 15주년 성명은 본인도 하지 못한 일을, ICBM이나 핵실험이 일어날 때 그 책임을 현 정부에 떠넘기려는 사전 작업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안 의원은 문 전 대통령과의 결별도 언급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의) 성명을 보면서 제가 지금까지 했던 정치적 결단 중에 가장 잘한 일은 문 전 대통령의 민주당과 결별한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결별한 2015년 12월 13일 이후 저의 결단과 행동은 일관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국익이 아니라 대한민국과 싸우는 세력에 맞서, 대한민국을 위해 싸우는 세력 편에 섰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이 싸움은 결단의 순간이 온다면 '북한에 굴복할 것인가'와 '북한과 싸울 것인가'에 관한 실존적인 문제"라며 "저와 문 전 대통령은 분명하게 다른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아가 "저 안철수는 대한민국과 싸우는 세력에 맞서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