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美 전 정보요원 스노든에 러 시민권 부여…군동원령 시점에?

블라디미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미국 정부의 무분별 정보수집에 대해 폭로한 전직 미 국가안보국(NSA)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에게 시민권을 부여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연방 헌법에 따라 미국 출생 에드워드 스노든을 러시아 시민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스노든을 포함해 시민권을 획득한 72명의 명단을 정부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CNN은 스노든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기로 한 푸틴의 결정이 부분적 군 동원령을 선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노든은 지난 2013년 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실태를 폭로해 간첩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미국 탈출 후 홍콩에 은신하던 스노든은 러시아를 거쳐 남미로 가려 했으나 미 당국의 여권 말소 조치로 모스크바 국제공항 환승 구역에 한 달간 망명 생활을 하다 같은 해 8월 러시아로부터 1년 임시 거주를 허가받았다.

그는 러시아 이민 당국으로부터 임시 거주 허가권을 연장받으며 망명생활을 이어오다 지난 2017년 곡예사 출신의 닌드세이 밀스와 결혼하며 2020년 10월 러시아 영주권을 취득했다

당시 그는 독일·폴란드 등 27개국에 망명을 요청했지만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미국의 보복을 우려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여전히 스노든에 국가기밀 폭로 혐의 등에 대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유죄 판결을 받을 시 스노든은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스노든의 시민권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스노든에 대한 우리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스노든은 미국으로 돌아와 다른 미국 시민들처럼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역 달라진 것이 있다면 러시아 시민권이 부여되면서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징집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