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숫자로 돌아본 1년…성장·포용 '모두의 은행'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2.09.21 06:00
수정 2022.09.20 11:27

원앱 선구자…2% 파킹통장 '히트'

5차례 유상증자…12BP '님의 화답'

50대 이상 19%…440만 고객 '든든'

토스뱅크가 공식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있다. 국내 3대 인터넷전문은행 중 막내로 태어났지만 벌써 400만명이 넘는 고객을 모으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익성과 포용 금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며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토스뱅크의 지난 한 해를 숫자로 돌아봤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다음 달 출범 1년째를 맞는다. 금융플랫폼 토스를 히트시키며 핀테크 시장의 선두 주자로 떠올랐던 비바리퍼블리카는 공식 금융사로서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2019년 1월 인터넷은행 사업 준비에 착수했다. 같은 해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받았고, 이듬해 10월 5일 토스뱅크로서 공식 출항했다.


◆1

토스뱅크의 약진에는 모기업인 비바리퍼블리카의 모바일 원(1)앱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기존 금융사들이 계열사·서비스별로 별도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하던 방식과 달리, 토스는 하나의 앱에서 은행과 증권, 간편결제 등 다양한 업무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토스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뱅킹 앱으로 자리 잡았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기업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토스의 월간활성사용자수는 1427만명으로 은행·뱅킹 서비스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

토스뱅크는 은행권에 2%대 금리의 파킹통장 시대를 열며 주목을 받았다. 은행 오픈 직후 '하루만 맡겨도 2% 이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고금리 수시입출금 통장을 내놓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당시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까지 추락하며 은행 수신 상품이 고전을 면치 못하던 와중 새로운 은행의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3

토스뱅크가 닻을 올린 후 실질적인 대출 영업에 돌입하기까진 3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올해 1월 1일 오전 11시 신용대출을 개시하기 전까지 토스뱅크의 대출 영업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부채 규제 영향으로 출범 열흘 만에 한도 5000억원을 소진했기 때문이었다. 금융 혁신의 아이콘인 인터넷은행이 금융 규제에 가로막혔던 아이러니였다.


◆5

토스뱅크는 지금까지 총 5차례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로써 출범 당시 2500억원이었던 자본금은 지난 달 말 1조3500억원까지 불어났다. 토스뱅크는 당초 5년 동안 1조원의 추가 증자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1년도 안 돼 이를 넘어 1조1000억원의 자본금을 추가 확보한 것이다. 토스뱅크의 성장세와 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12

토스뱅크는 올해 상반기 12베이시스포인트(bp·1bp=0.01%p)의 순이자마진(NIM)을 기록했다. 출범 이후 첫 플러스 성적이다. NIM은 예금과 대출의 이자율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중심으로 한 은행의 수익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토스뱅크의 NIM은 아직 다른 은행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적자가 불가피한 사업 초기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19

토스뱅크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50대 이상 고객의 비중은 19%다. 인터넷은행이 모바일에 친숙한 젊은 층의 전유물이 될 것이란 우려를 뒤집는 결과다. 60대 가입자 비율이 5%로 10대(6%)와 맞먹는 현실은 토스의 원앱이 그 만큼 편리하다는 방증이다. 인터넷은행이 모두의 은행이 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36

토스뱅크의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고객 가운데 36%는 신용평점이 하위 50%에 속하는 이른바 중·저신용자다. 이는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토스뱅크는 해당 수치를 올해 말 42%, 내년 말 44%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은행권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에서 소외된 취약 차주를 지원하겠다는 인터넷은행의 취지를 가장 잘 살리고 있는 셈이다.


◆440

토스뱅크 고객은 올해 8월 말 440만명까지 늘었다. 출범 후 매달 40만명 꼴로 새로운 소비자가 토스뱅크에 가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이 토스뱅크에 맡긴 돈은 26조4000억원, 빌려간 돈은 6조4000억원에 이른다. 토스뱅크는 이미 제1금융권 은행으로서 뿌리를 내린 모습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출범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은행임에도 주주사의 적극적인 지원은 물론 고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고객들에게 보다 더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건전한 중·저신용자를 포용하는 등 고객 중심의 혁신 금융을 선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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