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태양광'에 예산 2616억원 줄줄…한덕수 "제도 개선 필요"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입력 2022.09.14 10:55
수정 2022.09.14 11:08

전력산업기반기금 예산 낭비 2267건 적발

'태양광' 관련 위법 대출 1847억 등 최다

韓 총리 "규정 위반 조사 후 재발방지"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을 마친후 나서고 있다. ⓒ뉴시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이 13일 문재인 전 정부에서 이뤄진 신재생에너지 지원·보급을 위한 전력산업기반기금 사업 전반에 걸쳐 법 위반 사례가 대거 적발됐다고 발표했다.


부패예방추진단이 발표한 전력산업기반기금 운영·계약·예산낭비 실태 합동점검 결과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적발된 위법·부당 사례는 총 2267건으로 금액은 2616억원에 달한다.


최다 적발 사례는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 위법·부적정 대출로 1406건(1847억원)이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한 대출 집행과정에서 다양한 수법으로 위법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허위서류로 공사비를 부풀려 불법대출을 받은 수법이 대표적이다. 특히 4개 지자체의 395개 사업 중 99개 사업에서 201억원 상당의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해 부당하게 141억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99건의 사업 중 43건(71억원)은 공사비를 부풀려 과도하게 대출받은 사례이며, 나머지 56건(70억원)은 규정에 따른 전자세금계산서 대신 종이 세금계산서를 제출한 뒤 대출받은 사례로 확인됐다.


이뿐 아니라 현행법상 농지에는 태양광 시설을 지을 수 없지만, 버섯재배시설이나 곤충사육시설을 설치할 경우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용하지 않고 태양광 시설을 지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가짜 버섯재배시설 등을 지은 뒤 태양광 시설을 설치한 곳들도 적발됐다. 버섯이나 곤충을 키운 흔적이 없고, 관련 매출이 없는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 서류 6509건(태양광 사업 6497건) 전수조사에서는 점검 대상의 17%에 해당하는 1129건에서 무등록업체와 계약하거나 하도급 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적발됐다.


보조금 위법·부당 집행으로 적발된 사례도 총 845건 (583억원)으로 드러났다. 쪼개기 수의계약, 결산서 허위 작성, 장기 이월금(잔액) 미회수 등 기금 관리 부실 사례가 적발됐다. 여기에 융복합사업 점검에서는 4대 보험료 등 정산성 경비를 정산하지 않아 최근 4년간 256억원의 예산이 낭비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적발된 사항은 사안에 따라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부당 대출 받은 지원금 등을 환수 조치하는 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조사가 전국226개 지자체 중12개 지자체만을 대상으로 진행했음에도 부실 사례가 대거 적발된 점을 고려해 조사 대상을 확대해 추가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조사 내용이 문재인 전 정권 에너지정책을 압박한다는 인식이 있다'는 지적에 "정부가 바뀌었으니까 하는 것과는 관련이 없다"며 "2021년부터 실태점검이 이뤄졌다"고 일축했다.


한 총리는 "누굴 처벌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제도 같은 것을 바꿔야겠다는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면서 "입찰 과정이 불분명하고, 법규 위반이나 규정 위반이 있다면 조사해서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도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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