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밤새 기록적인 강풍·폭우…전국 곳곳에 피해 속출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입력 2022.09.06 08:54
수정 2022.09.06 08:54

남해안 권역, 폭우·강풍으로 인명사고·구조요청 발생

경북 포항, 하천 범람에 도로 침수…외부 출입 불가능

제주, 침수·고립·시설물 파손 발생

전국 도로 통제 및 동해선·부산김해경전철 운행 중단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이른 새벽 경남 거제 부근에 상륙하자 전국은 태풍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며 밤새 크고 작은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태풍에 근접한 부산·울산·경남 등 남해안 권역에선 폭우와 강풍으로 인한 침수, 나무 쓰러짐, 간판 흔들림 등에 더해 인명사고와 구조요청까지 이어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께 울산시 울주군 남천교 아래 하천에서 20대 남성 1명이 물에 빠졌다.


소방 구조대와 경찰관 등이 수색을 나섰지만 태풍 영향으로 비가 계속 내리면서 하천물이 불어나고 유속이 빨라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경주시 강동면 유금리 지하도에선 오전 2시 40분께 승용차가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운전자가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당시 불어난 물이 승용차 지붕까지 차오를 정도여서 위급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포항 곳곳에선 하천이 범람하고 도로가 침수돼 사실상 외부 출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포항시 남구 장기면 대화천 둑이 터지면서 농경지가 침수됐다. 남구 구룡포읍에는 시간당 100.5㎜의 비가 내리면서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고, 남구 오천읍 시장과 숙박시설 등에는 주민이 고립되는 일이 벌어졌다.


18개 시·군 전역에 태풍경보가 발령 중인 경남에선 전날부터 이날 6시까지 경남도소방본부(153건)·창원시소방본부(37건)·경찰(39건)에 주택 옹벽 무너짐 등 22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4시 47분께는 남해군 남해읍 한전 남해변전소가 침수돼 소방당국이 배수 지원 작업을 실시 중이다.


새벽 사이 창원, 거제, 통영 등지에서 나무 쓰러짐과 간판 흔들림 등으로 인한 2차 사고를 우려하는 신고가 잇따랐다.


부산에선 오전 3시 41분 강한 바람 탓에 부산진구 부암지구대 앞 공중전화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일원 100여 가구, 대구 달서구 상인동과 송현동 일대 542가구, 밀양시 산외면 다죽리 450가구 등은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광주·전남과 전북, 대전과 충남에서도 아파트 창문 파손, 가로수 넘어짐, 도로 또는 비닐하우스 침수 등 신고가 이어졌다.


태풍이 최근접 통과했던 제주에선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접수된 신고가 침수, 고립, 시설물 파손 등 198건 상당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해안에 상륙한 힌남노의 위력은 수도권까지도 미쳤다. 전날 오후 11시 24분께 경기 수원시 한 도로에서는 가로수가 갓길에 주차된 차량 위로 쓰러졌다.


인천 연수구 동춘동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선 전날 오후 2시께 나무가 강풍에 쓰러져 학원 차량 위를 덮쳐 학원생 A(8)양, 60대 운전자, 40대 보조 교사 등 여성 3명이 차량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쓰러진 나무를 자르고 안전조치를 한 뒤 A양 등을 차례로 구조했다.


도로 통제도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서울 올림픽대로 가양대교~동작대교 구간, 시내부도로 개화육갑문 구간, 올림픽대로 여의하류IC(램프) 등에서는 양방향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부산과 울산을 잇는 광역철도인 동해선을 비롯해 부산김해경전철 등도 이날 첫 차 운행부터 기상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운영을 잠시 멈춘다.


기상청은 태풍 힌남노가 북북동진을 계속하면서 경남동부와 경북남부동해안을 지나 동해남부해상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국이 오후부터는 태풍 영향에서 벗어나 차차 갤 것으로 예보됐다.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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