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포장 중개 수수료’ 종료 앞두고 한숨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2.08.18 07:28
수정 2022.08.17 14:49

배달의민족·쿠팡이츠, 9월 포장중개 무료 정책 종료

소비자 “수수료 부담 음식 값에 전가 될까 걱정”

외식종사자, 각종 식자재·인건비↑…‘부담 가중’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 고객의 포장 주문 건에도 수수료를 부과할 조짐을 보이면서 외식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각종 식자재 비용과 인건비 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배민)은 당초 지난달 말까지로 예정했던 배민 포장 주문 중개 수수료 0원 정책을 오는 9월 말까지로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쿠팡이츠도 지난해 10월 포장 주문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잇따라 중개 수수료 0원 연장 공지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제공키로 했던 수수료 0원을 연장, 오는 9월 말까지 무료 정책을 유지 후 추후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그간 양사는 포장 수수료 부과를 두고 눈치게임을 벌여왔다.


이들 배달 앱은 한 집만 가는 단건 배달 서비스를 놓고도 중개 수수료 1000원·배달비 5000원 프로모션 연장을 거듭하다 배달 중개 수수료를 인상한 바 있다.


오는 10월부터 중개수수료가 부과될 경우, 포장 주문 1건당 최대 9%의 중개수수료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주요 배달 3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는 요기요의 경우 주문 금액의 12.5%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외식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소비자들이 배달앱 사용이 감소한 만큼 배달앱 업체들이 포장 수수료를 받아 이익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는 계산인 것으로 보고 있다.


포장 주문에 수수료가 부과될 경우 소비자들의 반발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점주 부담이 커지면 자연스레 음식 가격이 오르고, 소비자 부담도 덩달아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직장인 김모(30대)씨는 “배달비 부담으로 가까운 식당은 포장주문을 하고 퇴근 길에 받아가곤 했는데 이 마저 수수료를 받는다고 하니 전화 주문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향후 식당들이 포장 수수료를 음식값에 전가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 외식업계 부담 ‘상승’…포장 수수료까지 ‘겹악재’


외식업 자영업자들의 부담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각종 식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 포장 수수료까지 더해질 경우 더는 버틸 수 없을 것이라는 종사자들도 수두룩하다. 포장 수수료를 부과하는 요기요를 대상으로 탈퇴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일부 업종은 포장 중개 수수료 0원 혜택이 종료되면 사실상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배달비 외에 배달앱 내 광고비 및 중개 수수료 부담이 워낙 크고, 인플레이션으로 인건비와 재료비가 크게 올라 포장 중개 수수료까지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치솟은 배달 수수료에 대한 고민도 여전하다.


배달 수수료는 기본요금에 거리에 따른 추가 요금이 붙는 구조로 책정되는데 야간이나 주말, 우천 시에는 할증이 붙는다. 자영업자가 소비자에게 받는 배달비는 3000원 안팎으로, 나머지 금액은 대부분 자영업자가 떠안는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점주들은 배달 주문 1건당 각종 수수료와 광고비로 평균 매출의 33% 정도를 떼이는데 여기에 부가세까지 포함하면 수수료 비율은 37~38%까지 올라간다. 2만원짜리 치킨을 팔아봤자 이것저것 떼면 3000~4000원밖에 남지 않는 구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도 매출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각종 제반 비용이 크게 상승한 데다, ‘물가상승’ 이라는 또 다른 폭탄까지 떠안은 상황에서 최근 역대급 폭우로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이 뚝 끊김과 동시에 일부 지역은 배달마저 중단돼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플랫폼 수수료가 최대 18%다. 소비자들은 배달비가 2000~3000원대로 알고 있는데 사장님들이 보조해주는 배달비가 4000원 정도 있다”며 “여기에 배달수수료 3600원에 부가세 10% 2000원이 또 빠지면 1만원이 홀라당 나가는데 또 수수료를 받겠다고 하니환장할 노릇”이라고 날을 세웠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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