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쇼 돌아왔나? 삼성 백정현, 0피홈런·0볼넷…'0승11패' 불운은 계속
입력 2022.08.14 21:59
수정 2022.08.14 22:07
KT 원정 우천 중단 악재 속에도 6이닝 무실점 호투
7회 우규민 난조로 승리 기회 날아가..팀 2-3 패
괴롭혔던 피홈런과 볼넷 없는 칼 제구 살아나 고무적
백정현(삼성 라이온즈)이 우천 지연 속에도 호투했지만 시즌 첫 선발승은 이번에도 불발됐다.
백정현은 1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2022 KBO리그’ KT위즈전에 선발 등판, 6이닝(71개)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세 차례 선두타자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득점권 위기는 한 번도 없었다. 주자가 생기면 잇따라 병살 처리, 뛰어난 위기관리능력도 선보였다. 장타력을 갖춘 KT 타선을 상대로 홈런도 맞지 않았다. 1시간 이상 폭우로 경기가 중단되는 어려움 속에도 백정현은 마운드에 오른 뒤 4이닝을 막았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백정현은 이를 악물고 던졌다. 14승을 수확했던 지난 시즌의 ‘백쇼’ 백정현을 떠오르게 하는 투구였다. 삼성 원정팬들은 백정현이 마운드를 내려갈 때 뜨겁게 박수를 보내줬다.
2-0 앞선 가운데 6이닝을 소화하며 승리투수요건을 갖추고 내려간 백정현이 기나긴 11연패에서 벗어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역시 쉽지 않았다. 7회 등판한 우규민이 배정대-알포드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한 뒤 장성우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얻어맞고 2-2 동점을 허용했다. 기대했던 백정현의 시즌 첫 선발승이 날아간 순간이다.
백정현의 불운은 이날도 계속됐다. 지난 시즌 커리어하이(14승5패)를 찍고 FA계약(4년 최대 38억원)을 맺은 백정현은 올 시즌 부진과 불운 속에 16차례 선발 등판해 11패만 당했다. 피안타율은 3할을 넘나들고, 리그 시즌 최다인 19개의 홈런을 얻어맞았다.
그러나 이날은 특유의 칼 같은 제구로 단 1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고, 걱정했던 홈런도 맞지 않았다. 6이닝을 공 71개로 틀어막은 것만 봐도 백정현의 투구가 효율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에이스 뷰캐넌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수아레즈-원태인으로 꾸려가는 삼성 선발진은 허약하다. 지금의 선발 마운드로는 대반격을 기대하기 어렵다. 백정현이 지난 시즌의 ‘백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삼성도 희망은 가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KT전 백정현의 호투는 고무적이다.
단, 본인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팀도 연장 끝에 2-3으로 패한 것은 뼈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