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여전채 금리 4%대 고공행진…소비자 이자부담 우려
입력 2022.07.22 06:00
수정 2022.07.22 06:53
금리인상 여파…CP발행 3배↑
“조달 창구 다각화 노력할 것”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카드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도 지속적으로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채 금리 급등은 카드사들에겐 자금조달 비용 부담을 안기며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그 결과 카드사들이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신용등급 AA+인 여전채 3년물 금리는 4.410%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중순까지만 해도 1%대에 머물던 여전채 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같은 해 11월부터 상승세를 보이면서 올해 들어 급격하게 올랐다.
여전채 금리는 3월에 2014년 6월 이후 7년 8개월 만에 3%대를 돌파한 후 지난달 7일 4%대를 뚫었다. 여전채 금리가 4%대를 넘어선 것은 2012년 4월(4.02%) 이후 10년 2개월 만이다. 특히 지난달 17일에는 연 4.517%대를 찍으면서 2011년 10월 28일(4.52%) 이후 10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업계는 현재 발행하는 채권 중 3년물 비중이 가장 높고 1년물이 적은 만큼 당장의 자금조달 여건은 괜찮다는 반응이다. 다만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 기조 강화가 이어지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카드채 신용 스프레드도 점점 벌어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이는 회사채가 국고채보다 약세라는 뜻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이를 대응하기 위해 카드사들은 여전채 발행 규모를 줄이고 장기 기업어음(CP) 발행에 적극 나섰다. CP는 기업의 단기 신용등급이 반영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고, 발행절차가 간편하다. 일반적으로 단기자금시장에서 융통되지만 최근 들어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1년 이상의 CP발행이 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여신전문금융사들이 CP 시장에 대거 몰린 영향으로 현재는 대형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장기CP 조달 난항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여전사들의 CP수요가 늘면서 이와 관련한 비용도 덩달아 늘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의 CP 발행규모는 지난 1월 9000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5월 2조5350억원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일각에선 카드사들이 CP발행 부담을 안게 된 결과 이를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와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의 금리를 인상해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2.07~14.34%로 카드사 대출 금리가 이미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카드사들은 조달비용 증가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할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늘고,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장기 CP를 비롯해 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을 늘리는 등 자금조달 창구를 다각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