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지키겠다" 산불로 뛰어든 '굴착기 영웅'…몸에 불붙은 채로 탈출 [해외토픽]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2.07.21 12:15
수정 2022.07.21 11:16

대형 산불이 발생한 스페인에서 마을로 번지는 불길을 굴착기로 막으려는 주민의 모습이 공개됐다.


영국 BBC는 산불에 시달리는 스페인 북서부 타바라 인근에서 촬영된 영상을 지난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타바라에서 건설자재 창고를 운영 중이던 주민 앙헬 마르틴 아르호나는 산불이 바람을 타고 마을 쪽으로 넘어오자 굴착기를 몰고 불길을 향해 달려갔다.


그는 굴착기로 긴 참호를 파 불길이 넘어오지 못하도록 방화선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불길의 확산 속도는 예상보다 빨랐다. 결국 아르호나가 탄 굴착기는 화염에 휩싸이게 됐다.


현지 매체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새빨간 불길이 굴착기를 집어삼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다행히 아르호나는 몇 초 후 화염을 뚫고 달려 나왔다. 상의는 벗겨진 상태였으며 바지에는 불이 붙어 있었다.


현장에서 소방대원에게 구조된 아르호나는 심한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주민은 "모든 것이 불에 타버릴 상황이었다"라면서 "뛰어난 전문가와 대담한 사람들 덕분에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스페인에서는 최근 30여 건의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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