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김호중 “‘진심’은 언제, 어디서든 통하죠”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2.07.17 10:37
수정 2022.07.17 08:37

지난달 소집해제, 신곡 '빛이 나는 사람' 발매

7월27일 클래식 앨범 '파노라마' 발매

9월부터 전국투어 콘서트 돌입

“내가 긴밤을 헤매고 있을 때 / 때론 슬픔에 잠겨있을 때 / 거친 세상에 지독한 외로움 속에 혼자라 느껴질 때 / 한줄기 빛처럼 다가온 그대 / 그대가 있어 그대가 있어 숨을 쉰다”


‘트바로티’ 김호중은 소집해제 이후 첫 발표곡인 ‘빛이 나는 사람’을 내놓았다. 이는 일종의 팬송으로, 평소 팬들과의 잦은 소통이 만든 결과물이기도 했다. 노래 제목인 ‘빛이 나는 사람’은 김호중과 팬들의 서로를 향한 애칭이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올해 초, 팬들이 팬카페에 쓴 편지에서 발견한 표현이었다.


“팬들이 남긴 편지를 읽다 보니 ‘그대가 있어 난 살아간다’ ‘그대가 있어 난 숨을 쉰다’ 등의 글들이 있더라고요. 이 글들이 실제 노래의 가사가 됐죠. 가사의 90%는 팬들이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 중에서도 특히 ‘빛이 나는 사람’이라는 단어에 꽂혔어요. 저를 빛나게 해준 팬들 역시 빛이 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보답을 해드리고 싶었어요. 이 자리를 빌어 팬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대들이 있어서 이 곡이 완성될 수 있었다고요.”


이번 신곡으로 복귀의 시작을 알린 김호중은 본격적으로 앨범 준비에 돌입한다. 이달 27일 클래식 음반을 발매하고, 이후 ‘빛이 나는 사람’으로 자신감을 얻은 김호중은 기세를 이어 신보도 준비 중이다. 오는 27일 클래식 음반을 내놓고, 올해 발매를 목표로 한 정규 2집도 준비 중이다.


“지금도 계속해서 곡을 쓰고 있어요. 만약 앨범에 담을 정도의 퀄리티 있는 곡이 나온다면 자작곡이 실릴 수도 있겠죠. 장르의 구분은 없어요. 포크 음악, 블루스, 록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담을 생각이에요. 사실 정규 1집을 낼 때는 시간이 촉박해서 아쉬움이 남아요. 그래서 이번 2집은 조바심 내지 않고 오랜 시간에 걸쳐 마음에 다가오는 곡들을 찾아 엮어내고 싶어요.”


군입대로 한동안 서지 못했던 무대에도 다시 활발히 오르고 있다. 지난 6월 11일 강원 철원에서 열린 ‘KBS 평화콘서트’를 비롯해 ‘드림콘서트 트롯’, 플라시도 도밍고의 내한 공연 무대에도 올랐다. 9월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전국을 돌며 단독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이에 앞서 추석 연휴에는 SBS에서 ‘단독쇼’도 선보인다.


“복귀 후 첫 무대 때는 심장이 너무 빨리 뛰더라고요. 노래를 어떻게 불렀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였어요. 공연장을 채워준 팬 분들을 보고 나서야 ‘아, 무사히 마쳤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플라시도 도밍고의 무대에 선 건 의미가 깊어요. 저에겐 교본 같은 분이시거든요. 그런 분에게 초청장을 받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더라고요. ‘많이 이탈하지 않고 내 길을 잘 가고 있구나’라고 인정을 받은 느낌이랄까요. 다음에는 듀엣으로 오페라를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하하.”


김호중은 TV조선 ‘미스터트롯’에서 최종 4위를 거머쥔 이후 다수 프로그램과 CF에 출연하며 인기 가수 반열에 올랐다. 한참 전성기를 누리던 그는 돌연 대체군복무 소식을 전하면서 팬들의 아쉬움을 남겼지만, 1년 9개월의 복무기간은 김호중에게 꼭 필요한 충전의 시간이었다.


“복무하면서 제 자신에게 질문을 많이 했어요.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요. 사람들이 저를 여러 수식어로 불러주시는데, 저는 그저 ‘노래하는 사람’으로 불리고 싶어요. 편한 음악, 저만의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진심’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아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던 곳에서 만난 발달장애 친구들도 제 진심을 느끼고 마음을 연 것처럼, 진심이 있는 노래라면 어디서든 통할 거라는 믿음이 생긴 거죠.”


입대 당시엔 걱정이 앞섰다. 한참 활발히 활동해야 할 시기에 1년 9개월이라는 공백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군복무 당시, 특별한 활동이 없음에도 팬카페 회원이 5만명이나 증가하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보여줬다.


“입대하면서 가장 걱정한 부분이었어요. 최대한 많은 작품들을 준비해놓고 입대를 했던 것도 공백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한 선택이었고요. 그럼에도 걱정이 됐는데 팬들이 점점 늘더라고요. 특히 팬카페에 ‘걱정하지 말라’는 팬들의 글이 매번 올라왔어요. 그 말에 위안을 얻고, 복무 기간 동안 잘 준비한 것들을 복귀해서 보여드리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매일이 새로운 시도”라는 김호중은 앞으로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세상에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간절함이 있다면 늘 새로운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해요. 과거엔 ‘세계적인 가수가 될 거야’라고 말하던 시절도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저 이 세상에 하나둘씩 제 이야기를 펼쳐나가면서 음악을 하는 것이 목표가 됐어요. 이젠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게 됐고, 이렇게 큰 사랑을 받으니 죽을 때까지 노래만 해야겠다는 사명감까지 드네요(웃음).”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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