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ICK] 코미디언 김신영의 ‘천재적’ 활약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2.06.04 10:37 수정 2022.06.04 10:37

셀럽파이브→다이어트 전문가 등 다양한 활약

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서도 안정적 연기

걸쭉한 사투리로 인심 좋은 할머니를 연기하며 웃음을 선사하는가 하면, 어느 순간 걸그룹의 리더로 변신해 든든하게 팀을 이끌고 있다. ‘페이크 다큐’라는 새로운 코미디 장르에서 능숙한 연기로 안정감을 부여하기도 하고,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는 의외의 행보를 보여주기도 했다. 영역, 장르 불문 끝없는 활동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는 코미디언 김신영의 이야기다.


김신영은 현재 방송 중인 KBS2 예능프로그램 ‘빼고파’에서 다이어트에 지친 언니들을 이끌고 있다. ‘배고픈 다이어트는 이제 그만’을 모토로 건강한 식단과 운동법을 전수하며 13년 차 ‘유지어터’의 면모를 제대로 뽐내고 있다. 출연자들의 식단까지도 전문적으로 관리를 하면서 코미디언 김신영이 아닌, 다이어트 전문가 뺨치는 모습으로 의외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그의 진심이 프로그램에 특별함을 부여하기도 한다. 그는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 오빠가 얻어온 햄버거 반쪽으로 이틀을 견딘 적이 있다고 고백하면서 이로 인해 생긴 폭식 습관으로 인해 살이 쪘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었다. “살은 나의 통한이었다”는 그의 솔직함이 단순 체중 감량을 넘어 삶의 변화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빼고파’의 진정성을 단숨에 느끼게 했었다.


그간 김신영은 예능프로그램에서 양념 같은 역할을 하던 끼 넘치는 코미디언이었다. 찰진 사투리와 함께 선보이는 성대모사를 장기로 늘 편안한 웃음을 선사하곤 했었다. ‘행님아’에서 귀엽고 정겨운 동생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던 김신영은 이후에도 재치 넘치는 개인기로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었다.


그의 끼는 단순히 예능프로그램의 조연에만 그를 머무르게 하지 않았다. 송은이, 신봉선, 안영미와 함께 그룹 셀럽파이브를 결성, 의외의 안정적인 노래 실력은 물론 완벽한 칼군무로 모두를 놀라게 했었다. 그리고 김신영은 이 그룹의 리더 역할까지 소화하며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셀럽파이브 멤버들과 함께 넷플릭스의 코미디 쇼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넷플릭스 단독 코미디쇼를 제안받은 셀럽파이브 멤버들의 우당탕탕 아이디어 회의를 담아낸 페이크 다큐멘터리 ‘셀럽은 회의 중’에서는 특유의 연기력을 바탕으로 능청스럽게 다양한 상황을 소화하며 폭소를 선사했었다. 페이크 다큐라는 장르는 다소 낯설었지만, 그의 장점인 능글맞은 연기를 보다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곤 했다. ‘김신영이 없었다면 이렇게 재밌진 않았을 것’이라는 평을 끌어내면서 극에 안정감을 부여했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을 통해서는 정극 연기에도 도전했다. 주인공 박해일이 연기한 해준과 파트너를 이뤄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역을 맡은 김신영은 이 영화에서는 웃음기를 모두 제거하고 진지하게 연기를 펼친다. 특유의 사투리 연기로 극에 생동감을 부여하면서 안정적인 연기로 주어진 몫을 제대로 소화해낸 것이다.


박 감독은 프랑스 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의 캐스팅에 대해 “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에 나올 때부터 팬이었다”라며 “‘저 사람은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고 영화계가 그런 사람을 내버려 두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의 말처럼 김신영은 최근 그야말로 ‘천재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코미디면 코미디, 개인기면 개인기, 춤이면 춤. 넘치는 끼를 바탕으로 한계 없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김신영이 또 어떤 매력으로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할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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