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 팬데믹 충격, 고령층 고용 차질 지속...인플레 압력 우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2.05.30 12:00
수정 2022.05.30 10:49

노동시장 이탈 1년씩 증가, 재진입 확률 0.6%p↓

지난해 8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미국 공장에서 500만대 생산 달성 기념식이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국 고령층 노동시장이 큰 영향을 받은 가운데, 당분간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아 노동수급 차질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조사통계월보 : 코로나19가 미국 고령층의 노동선택에 미친 영향’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미국 고령층의 일자리 재진입 지체 등으로 노동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16~54세의 경제활동참가율이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55세 이상의 고령층은 여전히 위기 이전수준을 상당폭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은은 미국 고령자 패널자료(HRS)와 다항 로지스틱 모형을 통해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종사상 지위별로 주요 인구사회학 및 경제적 변수들이 고령자의 노동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최근 고령층(55~74세)의 대규모 노동시장 이탈과 재진입 지연 현상은 팬데믹으로 인한 근로여건 변화가 주요 요인이었다는 분석이다.


팬데믹 충격으로 노동시장 재진입 확률은 큰폭으로 하락했다. 더미변수에 대한 추정치의 경우 은퇴자가 임금근로 및 자영업 부문으로 재진입할 확률은 각각 9.3%p, 2.2%p 하락했다.


또 팬데믹 기간 대규모 일자리 상실은 실직 기간이 짧았던 경우에도 고령자의 임금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근로자가 기존 일자리를 유지하는 경우에 비해 고용주 혹은 사업체 변경을 경험시 시간당 임금이 3.1% 낮아졌다. 주된 일자리일 때에는 임금이 13.9% 추가 하락했다.


이같은 특이점이 충분하게 해소되면 고령층의 고용 회복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양질의 일자리(건강보험 및 직장연금 등 제공) 축소 등에 따른 고령자 조기 은퇴 영향을 살펴보면, 직장연금 혜택을 제공받으면 근로자가 비경제활동인구(비경활)로 편입될 확률이 25.8~33.4%p 감소했다.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하면 해당 근로자의 비경활 편입 확률이 각각 9.6%p, 8.2%p 줄었다.


양질의 일자리가 팬데믹 이전수준으로 회복될 경우 고령자의 고용은 상당폭 회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일자리에서 연금(DC)과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할 경우, 비경활에서 임금근로 부문으로 진입할 확률이 각각 37.8%p, 6.1%p 증가했다. 자영업 진입 확률은 8.4%p 높아졌다.


다만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면서 발생한 인적자본의 손실, 근로의욕의 감퇴 등은 위에서 언급한 요인들이 해소돼도 고령자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은은 “팬데믹은 미국 고령층의 고용여건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령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할 만한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음을 고려할 때, 노동수급 차질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되면서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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