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합되나 했더니…윤종원 두고 또 '尹 인사 논란'?
입력 2022.05.27 04:00
수정 2022.05.27 00:42
文정부 경제수석 지냈던 윤종원 행장
한덕수 추천으로 국무조정실장 거론
국민의힘 지도부서 강력한 비토 여론
임명 강행 여부 놓고 당 안팎 의견 분분
윤석열 대통령이 윤종원 기업은행 행장을 초대 국무조정실장으로 유력하게 검토하면서 또 다시 인사 관련 논란이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여당 지도부가 윤 행장에 대한 비토에 나서면서 당정 갈등으로 비화되는 모습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행장 국무조정실장으로 천거한 인사는 한덕수 신임 국무총리다. 한 총리와 윤 행장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호흡을 맞추며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이번 인선 움직임을 비판하고 나선 것도 바로 이 지점 때문이다. 윤 행장이 문재인 정부서 소득주도성장 및 탈원전 등 국민의힘이 줄곧 강도 높게 비판해 온 경제 정책을 주도해 온 탓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윤 행장 논란과 관련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경제 정책을 주도하거나 비호한 사람"이라며 "당이 반대하는 인사를 왜 계속 기용하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너무 독선적이고 아랫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각 부처 현안을 통합·조정하는 국무조정실장에 어울리는 인물이 아니다”라며 “아무런 소신과 원칙 없이 문재인 정권 5년 내내 호의호식한 사람이 새 정부 중요한 자리에 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연락들이 많이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여당의 비토마저 심한 상황이지만 대통령실 측은 특별한 입장을 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난감함을 느끼고 있다. 어렵게 민주당의 협조를 받아 임명한 한덕수 총리의 천거를 묵살하기도, 여당의 반발을 무시하고 임명을 강행하기도 어려운 딜레마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지금 당장의 (윤 대통령의) 생각이 어떻다라고 말씀드리기는 조금 어려운 점이 있는데, 일단은 한덕수 총리가 함께 일하고 싶은 분으로 알고 있다”며 “윤 대통령도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면서 지금 고민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6·1 지방선거가 코 앞에 다가온 만큼, 윤 대통령이 즉각적인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선거 결과를 지켜본 후 임명 강행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지선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윤 행장에 대한 당론을 모으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권 원내대표를 비롯해 윤 행장에 대한 당 일각의 비토 여론이 분명하기에, 선거 후 총의를 다시 한 번 모을 필요가 있지 않겠나”라 언급했다.
한편으로는 윤 대통령이 한 총리 인준을 어렵게 이룬 점을 감안해, 지선 이후 그의 인사 추천을 존중해 줄 것이란 관측도 많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총리의 면을 생각해줘야 한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고심이 깊지 않겠나”라며 “여당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친 후 임명 수순에 나설 것”이라 바라봤다.